'더 게임', 한국영화 3대 강박증 털어낼지 관심

'아무도 예상치 못한 결과?'

영화 '더 게임'(감독 윤인호)이 설 극장가 흥행 싸움에서 기선을 제압했다. 지난 달 31일 개봉한 '더 게임'은 일요일(3일)까지 35만8000여명의 관객을 동원해(영화진흥위원회 집계 기준) '원스 어폰 어 타임' '슈퍼맨이었던 사나이' 등을 제치고 1위에 등극했다.

이에 따라 '더 게임'의 성공이 한국 영화의 '3대 강박증'을 털어내는 신호탄이 될 수 있을 지에 관심이 모이고 있다.

우선 '더 게임'은 '명절 영화'의 새 지평을 열었다. 으레 명절용 한국 영화라면 코미디 등 오락영화를 떠올렸다. '가문의 영광' 시리즈나 '두사부일체' 시리즈 등 코미디 영화들이 명절 특수를 톡톡히 누렸다. 그런데 '더 게임'은 좀처럼 흥행을 보장받을 수 없는 스릴러 영화라는 점에서 그 가치를 더욱 높이 평가받고 있다. 이는 수년간 명절용 코미디 영화를 봐 오던 관객들이 슬슬 식상해하고 있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두번째, '더 게임'에는 톱 배우가 없다. 변희봉 신하균 등 주연배우들은 '연기파 배우'에 속하긴 하지만, 소위 '스타'는 아니다. 더욱이 미모의 여배우조차 없다. 물론 관록의 배우 이혜영이 오랜만에 팜므파탈의 매력을 과시하긴 하지만, '양념용' 여배우와는 거리가 멀다. 이래저래 인지도를 높이기가 힘든 영화였다.

마지막으로 '더 게임'은 '양'에 대한 강박증을 확실히 털어냈다. '더 게임'의 제작비는 35억원으로 이는 지난해 한국영화 평균 제작비(37억원)에도 못 미치는 액수다. 그나마 배우들의 몸값에 투자하는 대신 세트장 건립 등 영화 내적인 부분에 집중 투자했다.

더욱 특이할 만한 것은 스크린 수. 고작 300여개의 스크린에서 개봉했지만 500개 이상의 스크린으로 물량 공세를 퍼부은 '슈퍼맨이었던 사나이'를 압도했다. 스크린을 하나라도 더 잡기 위해 혈안이 될 수 밖에 없는 한국 영화계의 현실을 감안해 볼 때 대단한 성과가 아닐 수 없다.

한편 '더 게임'의 흥행 행진에 '추격자'(감독 나홍진, 14일 개봉 예정) 관계자들이 웃음짓고 있어 눈길을 끈다. 하정우 김윤석 주연의 '추격자'는 모든 면에서 '더 게임'과 닮은 꼴 영화로 기자 시사 직후 극찬을 받았다. 다만 '흥행성'에 의문 부호를 보냈지만, '더 게임'이 파란을 일으키자 반색하는 분위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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