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2회 LG배 세계기왕전] ‘패자조 우승’

〈제10보〉(101~135)=8강전서 패한 기사들 몇이 이튿날 한 곳에 모여 친선대결을 가졌는데, 박정상은 일본 간판스타 장쉬와 고노린을 각각 압도적 승률로 꺾었다고 한다. 4강전 날 검토실에 나타난 박정상은 "류징(劉菁) 어디 갔지? 그 친구만 보내면 (8강전) 패자조 우승인데…"라며 웃었다. 큰 판을 패하고도 상심하지 않고 외국 기사들과 어울리고, 밝은 표정으로 농담하는 배짱이라면 박정상의 앞날은 창창하다.

101도 침착한 수. 이 수로 128은 백 106, 흑 117, 백 107로 백도 희망이 생긴다. 중앙 패(覇)를 져 백 11점을 죽이더라도 상중앙 일대를 크게 키울 수 있기 때문. 흑이 103으로 달려가선 그 꿈도 사라졌다. 104부터 116까지 일단 패(覇)가 걸린 포위형태를 만들어 보더니 135에 이르자 돌을 거뒀다.

130으로 '가'에 파호해 공격하면 어찌됐을까. 참고도 8까지가 예상되는데, A와 B에 반 집씩 있는데다 사방이 너무 엷어 도저히 잡을 수 없다. 아쉬움 가득한 표정으로 돌을 쓸어 담는 박정상. 아무리 싹싹한 성격이라 해도 패배의 아픔은 참기 어려운 법이다. (121 127…▲, 124…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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