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듸오 데이즈' 오정세, 능숙한 1인2역 '대성 예감'

'라듸오 데이즈'(감독 하기호)는 출연진 7명이 모두 주인공인 특이한 영화다. 그중 낯선 얼굴 하나가 눈길을 잡는다. 영화 속 라디오 드라마 '사랑의 불꽃'의 남자 주인공이자 성우인 만철 역의 오정세가 바로 그 주인공이다.

영화에서 숨쉴 틈도 없이 쏟아내는 말들과 순간순간 만철과 성우를 넘나들며 1인 2역을 소화하는 솜씨가 보통이 아니다. 특히 오정세는 수많은 대사 중 하나도 빠트리지 않고 귀에 쏙쏙 들어오게 하는 뛰어난 발음과 호흡을 선보여 탄탄한 기본기를 자랑했다.

"특별히 화술에 더 집중했다기 보다는 연극을 하면서 배웠던 겁니다. 또 배역과 잘 맞은 거 같아요."

2002년부터 3년 동안 연극 '이발사 박봉구'에서 형사, 깡패, 손님, 변태회장 등 1인 4역을 연기하며 쌓은 순간적인 역할 바꾸기가 '라듸오 데이즈'의 연기에 도움이 됐다. 영화에서 만철로 사랑의 연기를 선보이다 갑자기 성우로 변해 문어체의 설명을 늘어놓는 모습이 너무나 자연스럽다.

사실 오정세는 배우들 사이에선 실력파로 이미 통하고 있다. 함께 작업했던 박용우 류승범 등은 그에 대한 칭찬을 아끼지 않는다. 앞으로 더욱 크게 성장할 배우임을 진작에 알아보고 있었다.

오정세는 이미 30편에 가까운 영화에 출연한 중고 신인. '귀신이 산다' '너는 내 운명' '극락도 살인 사건' '우아한 세계' '식객' 등의 작품에서 단역부터 차근차근 밟아올라 조연을 맡아왔다. 한마디로 여전히 성공신화를 만들어 가고 있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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