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격자' 서영희, "비슷한 연기는 재미없어요"

'변신의 귀재'란 수식어론 모자라다. 최근 서영희의 행보를 보고 있으면 팔색조라 불릴 만큼 다양한 색깔을 표출하고 있다.

많은 사람들은 그녀를 인기 드라마 '며느리 전성시대'(KBS)의 복남이로 기억한다. 두꺼운 안경 뒤에 귀여운 얼굴로 시청자들의 얼굴에 미소를 띠게 만든 탤런트 서영희였다.

그런데 지난달 공개된 스타화보엔 드라마 속의 귀엽고 수더분하던 서영희는 없었다. 큰옷과 질끈 묶은 머리로 숨겨왔던 볼륨감 넘치는 몸매를 제대로 보여줬다.

지난해 화제작 '궁녀'(감독 김미정)에선 아기를 그리워하는 모정과 탐욕에 눈이 멀어 잔혹하게 죽임을 당하는 궁녀 월령 역으로 섬뜩하고 그로테스크한 분위기를 연기했다.

최근 화제작으로 떠오른 스릴러 영화 '추격자'(감독 나홍진)에서 그녀는 완벽히 새로운 서영희를 보여줬다. 몸을 파는 안마사 미진 역으로 출연한 그녀는 한없이 가녀린 몸매에 죽음 앞의 공포에서 살고자 하는 생존 본능을 처절하게 표현했다.

"비슷한 연기는 재미 없어요. 다양한 캐릭터로 내가 재미있는 연기를 하고 싶어요. 그래서 여러 연기에 도전하는 편이에요. 그래서 '다른 배우 아니야?'란 얘기 들을 때 기분이 좋아요."

서영희의 연기에 대한 도전정신은 연극에서 시작됐다. 지난 1999년 연기를 시작한 스무살 극단 학전의 연극 '모스키토'로 데뷔한 그녀는 행운의 여배우였다. 선배들을 제치고 당당히 대학로 최연소 배우로 '모스키토' 무대에 섰다. 이후 박광정, 강신일 등 연기파 배우들과 한 무대에 서며 차근차근 연기를 배워갔다. 서영희에겐 짧지만 큰 자산의 시간이었다. 한동안 방송과 영화 작업으로 연극무대에 못서고 있지만 그녀는 언제고 연극으로 달려갈 준비가 돼있다.

이런 서영희가 꿈꾸는 연기의 마지막은 국민 어머니 고두심.

"고두심 선생님 같은 연기자가 되고 싶어요. 정해진 역할, 연기가 없어서 좋아요. 어떤 배역이라도 자신의 옷을 입은 듯 자연스럽고, 보기만 해도 믿음이 가요."

영원히 아름답기만을 원하는 여느 배우들과는 다른 모습이다.

연기 9년차. 결코 쉽지 않은 시간들을 헤쳐나온 서영희는 이제야 대중들에게 얼굴을 알리기 시작했다. 그러나 반짝하고 사라지는 무수한 샛별들과는 다른 은근하지만 멀리 퍼지는 큰 별로 성장할 것 같은 예감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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