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2회 LG배 세계기왕전] 끝없는 난타전

〈제7보〉(90~107)=이세돌의 작년 총 전적은 81승 23패. 기보(棋譜)로 남는 예선결승 이상의 바둑 87국 가운데 계가까지 간 판은 13국에 불과했다. 무려 85% 이상이 불계로 끝났다는 얘기로, 이세돌의 저돌적 인파이팅 스타일을 한눈에 보여준다. 과거 이창호로 대표되던 '채점 형'과는 극과 극이다. 바둑의 본질은 과연 싸움일까, 계산일까.

이 바둑도 예외 없이 도처에서 치고 받는 난타전으로 점철되고 있다. ▲는 상식을 뛰어넘는 임기(臨機)의 호수. 여기까지가 오전 대국이다. 다음 수를 생각하느라 후야오위의 점심 식사는 모래알 씹는 기분이었을 것이다. 90으로 참고 1도 1, 3으로 바로 나가 끊으면 10까지 좌상귀가 전멸한다. 백 3으로 5에 끊어오면 그 쪽을 잡는다.

결국 백은 96까지 좌상귀를 응급처치한 후 98, 100으로 나가 끊는 수순을 택했다. 98로 '가'는 흑 101로 모두 연결해 가 백이 빈손이 된다. 참고 2도 1로 잡으러 가도 22에 이르면 좌상귀는 백이 잘돼야 빅이다. 패만 나도 백이 망한 모습. 106까지 좌변은 챙겼지만 107의 공격을 견뎌낼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