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천희, 영화 '허밍'서 한지혜와 호흡하며 감성 연기

이_별과 사랑의 로맨스 천_의 얼굴로 그리고 희_색 가득한 이 남자

이천희. 아날로그 모드다. 필름 카메라인 '라이카 M6'를 쓴다. 몰고 다니는 차는 폭스바겐 '골프'다. 10년이 넘은 중고차를 사놓고, 수리비가 더 들어갔다. '골프' 동호회 GTI 회원들의 도움을 받아, 부품 하나 하나를 교체하는 재미가 쏠쏠하다는 설명이다.

그의 연기 행보도 흡사하다. 빨리 뜨고 빨리 지는 요즘 호흡과는 사뭇 다르다. 도전 앞에서 당당하다. 벼락스타보다는 천의 얼굴을 가진 배우를 꿈꾼다.

2005년 영화 '태풍태양'으로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같은 해 드라마 '온리 유'(SBS)로 안방극장 본격 데뷔전을 치렀다. 지난해 '한성별곡'(KBS)에 이어 현재는 '대왕 세종'(KBS) 출연 중. '대왕 세종'에선 장영실 역을 맡아 강렬한 눈빛을 자랑한다면, 다음 달 개봉되는 영화 '허밍'에선 아릿한 사랑 이야기로 가슴을 촉촉하게 적셔온다.

"'허밍' 출연 제의를 받았을 때 '한성별곡'을 찍고 있었어요. 스케줄 조정하느라 애 좀 먹었죠."

일단 '한성별곡' 때문에 기르던 머리 수염을 깎았다. 전주에서 '허밍'을 찍다가 부랴부랴 부안으로 이동, 드라마 촬영을 했다. 한 시간 넘게 수염과 가발 분장을 하느라 헉헉대기도 했다.

"'허밍'이 무척 마음에 들었거든요. 사랑이 떠난 다음에야 그 소중함을 깨닫는 주인공 준서의 상황이 절절하게 마음에 와 닿더라고요."

'허밍'은 판타지와 멜로가 하모니를 이룬 영화다. 이천희는 오랜 여자친구 미연(한지혜)과 이별을 결심한 준서 역을 맡았다. 어느 날 미연이 사고를 당해 의식불명 상태에 빠지는데, 준서는 신비한 경험을 한다. 미연이 아무 일 없었던 것처럼 화사한 모습으로 그를 찾아오는 것. 마지막 인사도 못했던 준서는 뒤늦게 미연의 흔적을 뒤쫓으며 잊었던 사랑을 다시 만나게 된다.

"상대가 떠난 후에 후회하는 모습을 자주 보곤 해요. 특히 남자들이 그렇죠."

2년 전 4년간 사귀던 여자친구와 이별한 이천희. 그래서 오랜 연애가 가져다주는 미묘한 심리 변화를 리얼하게 그려낼 수 있었다. "'허밍'은 곁에 있는 사람의 소중함을 깨닫게 해주는 영화가 될 것"이라며 배역에 대한 자신감을 나타냈다.

'허밍'의 순수제작비는 7억 원. 스태프들은 물론 한지혜와 이천희, 두 주연배우도 개런티를 자진 삭감했다. 제작사의 설명에 따르면 '차비'만 받고 출연했다는 이천희. '허밍' 개봉 이후엔 부쩍 여성팬들이 늘어날 듯하니, 탁월한 선택을 한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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