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12회 LG배 세계기왕전] 이세돌 류(流)

〈총보〉(1~193)=171 때 백의 최강수는 참고 1도 1인데 8까지 이 흑은 잡히지 않는다. 앞서 A와 B를 선수 교환할 무수한 기회를 흘려버린 죄과다. 만약 그 교환이 돼 있었다면 흑 ▲(실전 171)로는 1에 두어 살아야 하는데, 그때 백은 C로 좌하귀를 챙길 수 있었다. 그래도 역전은 아니지만 차이는 크다. 그 맛이 남아있었다면 쌍방 작전운용도 달라졌을 것이다.

174, 176 등은 아쉬움 속에서 던진 억지수들. 181로 188이면 몽땅 잡았고, 185로도 참고 2도가 훨씬 득인데도 이세돌은 귀찮다는 듯 응해준다. 193수에서 상황 종료. 이세돌 특유의 화려한 테크닉과 불 같은 투지가 생동한 전형적 한판이었다. 고정관념으로부터 자유롭고 발상이 분방한 장점이 유감없이 발휘됐다.

2년 연속 결승진출을 노리던 후야오위는 상대를 의식한 탓인지 침착, 정밀한 자신만의 특장을 못 살리고 대패했다. 특히 78, 80, 86 등의 의문수는 오랫동안 잊지 못할 것이다. 이세돌로선 LG배 사상 세 번째 결승전 상륙이다. 어떤 결과가 나올까. (73 79…67, 76 82…42, 193수 끝 흑 불계승, 소비시간 백 2시간 59분, 흑 1시간 1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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