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지혜, 명랑처녀서 성숙한 여인으로...이천희와 '찰떡궁합'

데뷔 때부터 한지혜는 이상한 바이러스를 갖고 있었다. '행복 바이러스'라고나 할까. 쌍꺼풀없이 큰 눈으로 짓는 미소와 착착 달라붙는 상냥한 말투는 그녀의 매력 포인트였다.

영화 '허밍'(감독 박대영, 3월13일 개봉 예정)의 개봉을 앞두고 있는 한지혜를 오랜만에 만났다.

일일연속극('미우나 고우나')은 벌써 8개월째 강행군이고, 영화 홍보 활동까지 눈코 뜰 새 없다. '표정 관리'가 제대로 되기 힘들 법하다. 한데 특유의 '행복 바이러스'는 여전하고, 오히려 쏙 빠진 볼살만큼이나 의젓해진 면모까지 풍겼다.

한지혜는 영화 '허밍'에서 다이빙 강사 미연 역을 맡아 이천희와 함께 소중한 사랑 이야기를 들려준다. 미연은 밝고 애교스럽기도 하지만, 한결같이 준서(이천희)의 곁을 지키며 그의 모든 것을 이해하고 배려해주는 여자다. 기존의 '한지혜 표' 명랑처녀 캐릭터에 성숙한 여성의 내음새를 덧뿌렸다.

"밝고 명랑함 일색이던 이미지에 여성스러운 깊이를 더하는 게 힘들었어요. 하지만 영화를 찍으면서 스스로 더욱 더 성숙할 수 있는 계기가 되기도 했죠."

'허밍'은 순 제작비 7억원 규모의 '작은 영화'. 원래 '그, 사랑을 만나다'라는 제목으로 지난해 6월 크랭크업했지만, 거의 1년 만에 개봉하게 됐다. 영화를 찍어만 놓고 '나 몰라라'하는 배우들이 속출하는 요지경 세상인데, 한지혜는 '허밍' 이야기만 나오면 눈을 반짝거리며, 입이 마를 정도로 칭찬을 했다.

"저는 이 작품에 대단히 애착을 갖고 있고, 만족하고 있어요. 우리도 얼마든지 적은 돈으로 좋은 영화를 만들 수 있다는 본보기가 될 수 있을 거라 믿어요. 제 영화라서 그런 게 아니라 정말 잘 나왔어요. 영상도 얼마나 이쁜지…"

처음으로 호흡을 맞췄던 이천희와는 벌써부터 찰떡 궁합으로 인정받고 있다. 두 사람은 얼마 전 제작보고회에서 듀엣으로 노래를 불러 화제를 모았다. 당시 진행을 맡았던 개그맨 김진수는 두 사람의 노래에 대해 "애썼다"고 촌평했다.

그럼에도 한지혜는 연신 싱글벙글하며 만족하는 눈치. "어차피 가수도 아닌데 즐겁게 최선을 다해 부르면 되는 거잖아요. 사실 천희 오빠가 심한 음치긴 한데, 그래도 맹연습해서 많이 나아졌어요. OST가 발매되면 가요 프로그램 30위 정도는 하지 않을까요?"

사실 영화가 크랭크업하고 개봉을 기다리던 1년 사이, 그녀에게는 '많은 일'들이 있었다. 한데 그녀는 그 많은 성장통을 훌륭히 딛고 일어서서 한뼘쯤 커버린 느낌이다. "한때는 사람들의 관심이 짜증날 때도 있었지만, 이제는 고마워할 줄 알게 됐어요. 진정 행복을 느끼며 쥐고 있는 법을 알게 됐다고 할까요? 보다 즐겁고 겸손해지려 하고 있어요."

보다 풍성하고 깊어진 한지혜의 미소. '허밍'의 카피처럼 사랑이 꼭 들려올 것만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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