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효주, 영화 '추격자' 기수대 홍일점.."형사는 제2의 직업?"

영화 '추격자'(감독 나홍진)의 성공 요인으로는 단연 탄탄한 스토리와 배우들의 고른 호연이 꼽힌다. 특히 두 주인공 김윤석 하정우를 더욱 빛나게 해 준 조역들의 활약이 눈에 띄는데, 이 중 기동수사대 오 형사 역을 맡은 박효주 이야기를 빼놓을 수 없다. 오 형사는 기동수사대의 홍일점으로 강력범들을 상대하는 일상에 찌들린 듯 시니컬한 면모를 갖고 있는 인물. 후반부에는 살인범 지영민(하정우)의 마지막 살인과 아울러 관객들의 애간장을 태우는 데 큰 기여(?)를 한다.(더 이상은 스포일러 우려가 있으므로 생략한다)

2001년 잡지 모델로 데뷔한 박효주는 지난해 비로소 연기자로 이름 석 자를 제대로 알리기 시작한 중고 신인. 그녀는 케이블 드라마 사상 최고 시청률 기록을 세운 '별순검'에서 아픔을 간직한 다모 여진 역을 맡아 시청자들의 호응을 얻었다.

사실 '추격자'도 올해 개봉하긴 했지만, 지난해 여름 '별순검'과 동시에 촬영한 작품이었다. 다행히 '추격자'에서의 분량이 많지 않았던 데다 '별순검'과 촬영 시간이 정반대여서 스케줄이 가능했다. '별순검'은 오로지 낮 촬영인 데 반해, '추격자'는 어둠이 내려 앉고서야 본격적인 촬영이 시작됐기 때문이었다. 낮에는 조선 시대 형사, 밤에는 대한민국 강력반 형사 노릇을 한 셈이었다. '별순검'의 촬영이 끝나면 곧바로 '추격자'의 현장으로 직행했다. 비슷한 직종인 까닭에 감정 몰입은 어렵지 않았지만, 촬영이 끝나면 온 몸에 파스를 붙여야 될 정도로 힘든 일정이었다. 하지만 박효주는 '밤의 열기 속으로'('추격자'의 원래 제목) 뛰어들었다.

"출연료를 받고 일하는 배우 입장에서 '배우러 간다'는 말은 사실 적절치 않죠. 하지만 왠지 많은 걸 배울 수 있을 것 같아 출연을 결정했고, 예감은 그대로 적중했어요. '뜨거운 사람들이 모여 불을 지르고 있는 듯한' 현장의 열기를 아직도 잊을 수가 없어요. 촬영이 끝나면 몸은 아파왔지만, 정신은 오히려 더욱 또렷해졌거든요. 너무 많은 걸 배웠고, 흥행까지 잘 되고 있으니 더할 나위 없죠." 편집된 부분이 적지 않은 탓에 서운함도 있지만, 자신이 생각해도 '봐도 봐도 재미있는' 영화가 나왔으니 대만족이란다.

배우로서 의미있는 한 발을 내딛은 박효주에게 2008년은 진정한 시작의 해다. 요즘 그녀의 머릿속은 얼마 전 봤던 영화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 생각으로 가득하다. 토미 리 존스의 대사가 그녀의 화두다. 당장 일희일비하기보다는 치열한 고민을 즐긴다. 이같은 고민이 '배우' 박효주를 만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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