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일 16명 잡는다

중국은 전기 결승전 커플인 구리(古力)와 창하오(常昊)를 필두로 셰허(謝赫) 쿵제(孔杰) 왕시(王檄) 등 간판급 맹장들이 총출전한다. 일본은 다카오(高尾紳路) 고노린(河野臨) 요다(依田紀基) 등이 주축. 미국대표에 뽑혀 모처럼 국제무대서 솜씨를 보일 차민수 四단의 활약도 주목된다.

올해엔 춘란배에 이어 후지쓰배 잉씨배가 꼬리를 무는 등 유난히 많은 국제대회가 열린다. 새해 초 이세돌을 앞세워 2개 대회를 석권한 한국이 이번에도 적은 병력으로 호성적을 이어갈지가 관전 포인트. 과거 춘란배 6년 동안 한국은 4회를 우승한 바 있다. 각자 3시간에 1분 초읽기 5회, 덤 7집 반이며 우승상금은 미화 15만 달러(약 1억4000만원).

'소수정예' 대 '인해전술'. 15일 중국 항저우(杭州)에서 개막되는 제7회 춘란배 세계바둑선수권대회에 한국은 총 24명 중 단 4자리만 초청받았다. 주최국 중국(11명)의 절반도 안 된다. 전기(前期) 대회에서 중국에 4강 독점을 허용했던 탓이라곤 하지만, 일본에 5명이 배정된 걸 보면 불공평한 처사임에 틀림없다. '강자의 설움'이라고 해야 할까.

한국이 받은 티켓 4장 중 2장은 랭킹 순으로 이세돌 이창호에게 돌아갔고, 나머지 2장은 선발전 결과 목진석과 원성진이 따냈다. 연초 삼성화재배와 LG배를 연거푸 접수한 이세돌이 사상 최초의 국제 5관왕으로 올라설 수 있을지, 또 이창호가 5회 춘란배 이후 3년 만의 메이저 국제 제패를 이룰지 주목된다. 이창호는 작년 마이너급인 중환배에서 우승한 것을 빼면 국제무대에서 4연속 준우승에 그치고 있다.

목진석과 원성진의 분전에 대한 기대도 크다. 목진석은 지난 연말 단체전인 농심배에서 반짝 활약했을 뿐, 최근 국제대회에서 오랫동안 침묵을 지켜왔다. 원성진 역시 2000년대 초 LG배 2연속 4강 진출 이후 잇단 불운에 땅을 치다 4년 만에 국제 나들이에 나선다. 천원 제패로 타이틀 대열에 합류하며 九단으로 승단한 상승세가 이어질지 지켜볼 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