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C 핫 Blog] 그저 화장만 지운다고 '변신'인가?

지난 금요일, 제가 참 좋아하는 한 감독님과 저녁을 먹으며 재미난 이야기를 좀 했습니다.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다보니 배우의 '변신' 이야기가 나오게 됐는데요.

감독님과 저의 공통된 생각은 하나. 진정 '변신'이라고 말할 수 있는 '변신'을 하는 배우가 국내에 몇 명이나 될까 하는 것이었습니다. (지금 여러분들의 머릿속에 떠오르는 배우가 몇이나 됩니까?) (중략)

저마다 '예쁘다'고 하는 배우들은 득실득실하지만, 스스로 영화를 이끌어갈 수 있는 '힘'을 지닌 배우들은 거의 없습니다. 국내에 여성을 '톱'으로 내세운 영화들이 거의 없고, 성공 사례 또한 거의 찾아볼 수 없는 이유도 바로 이 때문일 겁니다.

최근 '천일의 스캔들'이라는 영화를 대단히 인상깊게 봤습니다. (중략) 특히 나탈리 포트만의 악녀 연기가 압권이더군요. 러닝 타임 내내 쥐고 흔들어대는 그녀의 연기는 마치 휘몰아치는 폭풍우와도 같았습니다. (중략)

전도연이라는 배우가 왜 훌륭하다고 생각하십니까?

물론 그녀는 국내 최정상급 연기력의 소유자고, 이는 칸 영화제 수상으로 다시 한 번 공인받았습니다. 하지만 전도연씨의 가장 큰 장점은 배우로서의 기본을 늘 망각하지 않는다는 것이죠. 망가짐을 결코 두려워않는 것. 작품에 대해서만큼은 늘 모험적인 자세. 그게 바로 전도연의 힘이 아닐까요? (중략)

이처럼 '변신'이 얼마나 대단한 것인지, 그 결과가 어떤 것인지를 잘 아는 까닭에 요즘도 많은 여배우들이 변신을 시도하고 있습니다. (중략)

CF 속에서 요정같은 모습만 보여주던 그녀들에게 '화장을 지우고', '대충 뒤로 묶은 머리'에 '털털한 말투' 등은 엄청난 용단을 필요로 했을 지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그 정도로 '변신'을 논할 수는 없죠. 물론, 그에 대한 심판(?)은 시청률과 관객 수로 합당하게 이뤄졌습니다. (중략) 정말… 말로만 그러지 말고 온 몸을 던져 일하는 배우들이 나왔으면 좋겠습니다.


북토리: 어쩔 수 없는 면이 어느 정도는 있는 것 같습니다만, 공감가는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