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영구 七단의 '신출귀몰'] 콜럼버스의 달걀

〈장면도〉 흑이 △로 두어 하변 백의 삶을 위협해왔다. 이 백은 어떻게 살아야 할까. 간단해 보여도 까다롭다. 최선의 수를 찾아야 한다.

〈1도〉(생사 패 발생) 백 1이 그럴듯하지만 2, 4를 선수한 뒤 6의 붙임이 좋아 대마 전체가 패(覇)에 걸린다. 물론 백의 실패.

〈2도〉(출혈 과다) 백 1은 어떨까. 9까지 살기는 하는데 중앙 쪽에서 부담한 손실이 너무 크다. 역시 정답은 못 된다.

〈3도〉(실전 진행) 백 1로 반대쪽에서 마늘모 하는 것이 정답. 알고 보면 쉬운데 실전에선 찾기 힘들다. 바둑의 모든 수(手)란 어차피 콜럼버스의 달걀 같은 것일까. (203수 끝, 흑 불계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