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12회 LG배 세계기왕전] 외줄타기

〈제4보〉(59~68)=승부의 분수령을 맞았다. 쌍방 단점(斷點)을 둘러싼 암중 거래 속에 재미있는 참고도도 많이 나온다. 일단 59는 당연한 절단 방향. 반대로 60 쪽에서 끊는 변화는 무리로 잘 안 된다. 참고 1도는 하나의 예. 61로 뻗자 한상훈의 손길이 62로 향한다. 어떻든 틀어막고 볼 자리다.

63은 불가피하다. 기분 같아선 참고 2도 1로 봉쇄하고 싶지만 백은 10까지 날씬하게 집을 내며 살아갈 것이다. 64의 붙임이 또 한 번 상대 심기를 건드리는 수. 참고 3도 1로 서서 대마를 위협하면 백도 노골적으로 2로 단수해 8까지 수습한다는 속셈이다. 물론 2로 6에 두어 타개할 수도 있다.

8분 만에 어쩔 수 없다는 듯 65로 보강하자 백도 66, 68로 진용을 갖췄다. '가'의 단점 따위는 안중에도 없다는 표정. 흑이 '나'로 단수 쳐 가면 상변은 어찌되는 것일까. 외줄타기 같은 공방전은 이후에도 계속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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