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12회 LG배 세계기왕전] 참음과 노림

〈제6보〉(90~104)=이 바둑을 두기 전 이세돌의 금년 전적은 3승 3패. 박영훈과의 삼성화재배 결승 격전서 힘겹게 승리한 뒤 긴장이 풀렸는지 박승화, 백홍석 등 후배들에게 뜻밖의 2연패를 당했다. 그리고 다시 1주일 만에 공식전에 나선 이세돌은 "요즘 대국이 너무 뜸해 감각 유지가 잘 될까 걱정"이라고 했다.

현재 형세는 백중하지만 흑의 입장에서 덤이 슬슬 신경 쓰이기 시작하는 국면. ▲의 '진로방해'에 한상훈은 4분의 숙고를 거쳐 90에 붙여간다. 93까지 선수로 임시변통 후 97까지는 이렇게 될 곳. 99의 급소 일격 때 100으로 참기까지 8분이나 소요됐다. 이 수론 '가'로 나와 참고도 1도처럼 강력히 끊어가고 싶으나 10 이후 A, B를 맞봐 백이 난처해진다.

101도 깊이 생각한 수. 참고 2도 1로 넘으면 9까지 백의 중원이 두터워진다. 우변에서 뻗어 나온 중앙 백 미생마를 계속 추궁하려면 이 그림은 내키지 않는다. 실전 103까지는 일단 귀에서 실속을 차린 뒤 훗날 상황을 보아 '나'로 솟구칠 수도 있다는 판단. 백은 백대로 노리던 104의 치중을 감행하면서 파란이 일기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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