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치훈, 日최고권위 기성전 탈환 실패

재일기사 조치훈(52·사진) 九단의 일본 정상 복귀가 마지막 고비를 못 넘기고 좌절됐다. 19, 20 양일간 시즈오카(靜岡) 현 고야마(小山)에서 막을 내린 제32기 기성전 7번기 최종 7국에서 조 九단은 현 기성 야마시타(山下敬吾·30) 九단에게 258수 만에 흑으로 불계패, 3대4의 전적으로 물러났다.

조 九단은 이날 좌변 전투에서 실착을 범해 주도권을 내준 뒤 맹추격, 마지막 초읽기 속에서 좌상귀에 패를 내는 데는 성공했으나 그 대가로 우중앙이 함락되자 돌을 거두었다. 이로써 조 九단은 9년 만의 일본 최고 타이틀 기성(棋聖) 탈환, 72회째 타이틀 획득, 52세의 1인자 복귀 등 모든 꿈이 수포로 돌아갔다. 일본은 최고 상금(4200만엔·약 4억2000만원)이 걸려있는 기성전 우승자를 공식 톱 랭커로 인정하고 있다.

이날 패배로 '이틀거리 바둑의 귀재'란 조 九단의 명성도 빛이 바랬다. 기성전 등 일본 3대 기전서 통산 29승 8패를 마크하는 동안 번번이 역전 우승했던 그는 1대3에서 3대3까지 맹추격, 또 한 번의 역전 우승이 기대됐었다. 조 九단은 그러나 통산 71회 우승으로 여전히 일본 최다우승 기록을 갖고 있으며, 현재 진행 중인 십단전 3차 방어에 성공할 경우 우승 횟수를 또 한번 경신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