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12회 LG배 세계기왕전] 육탄돌격

〈제8보〉(122~142)=이번 결승전의 사실상 주연(?)은 한상훈이었다. 1인자 이세돌의 우승은 '상식적 결말'인 반면, 경력 1년 차 20세 청년이 이기면 빅뉴스 거리이기 때문. 재미있는 것은 이세돌도 7년 전 제5회 LG배 때 같은 배역을 맡았었다는 사실이다. 당시 18세 소년이던 그는 거함 이창호를 상대로 '열연'했지만 결국 '상식' 앞에 무릎을 꿇었었다. 승부세계에도 윤회(輪回)란 게 존재하는 것일까.

123은 중앙에 흑집을 내기보다 그 아래쪽에 백집이 생기는 걸 방해하려는 뜻이다. △로 치중 이후 132까지 일단락된 좌변 전투는 백이 '재미 좀 본 결과'란 중론. 동시에 흑의 덤에 대한 부담이 본격화하기 시작했다. 133은 전세가 여의치 않다고 본 흑의 육탄돌격.

134로는 참고 1도 1이 온건하지만 2, 4를 당해 쫓기게 된다. 134 때 흑이 136으로 치중하는 수는 없을까. 참고 2도 백 4, 6이 있어 그 노림은 성립하지 않는다. 141은 최대한 버틴 수. 그러나 백이 142로 미끄럼을 탄 순간 참고 1도의 맛도 사라졌다. 흑은 여전히 중앙 백이 아직 못 살았다고 주장하고 싶은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