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12회 LG배 세계기왕전] 일진일퇴(一進一退)

〈제9보〉(143~155)=세계타이틀을 4개나 보유 중이면서도 다른 국제 기전에선 첫판에 탈락할 수 있는 것이 바둑의 세계다. 최근 제7회 춘란배 16강전서 중국 딩웨이(丁偉)에게 발목을 잡힌 이세돌을 두고 하는 이야기. 하지만 국제무대 4관왕은 4년 전 제8회 LG배 제패 때의 이창호를 포함해 지금까지 단 2명만 나왔을 뿐이다. 국제대회가 줄을 이을 올해 이세돌이 새 기록을 만들어 낼지 지켜볼 일.

143 이하 149까지의 처리는 참고 1도에 비해 흑이 집으로 손해다. 그럼에도 이렇게 둔 것은 백 대마에 대한 안형(眼形)을 허용하지 않겠다는 뜻. 152엔 너무 생각이 많았던 한 수란 굴레가 씌워졌다. 참고 2도를 보자. 백 1에 붙였으면 흑은 9까지 끌려갈 수밖에 없는데, 이랬으면 흑이 덤을 내기 어려운 계가였다는 것.

153으로 늘어두니 백은 154의 손질이 불가피해졌다. 그러나 이번엔 흑에게서 155란 문제의 일착이 터진다. 하변서 좀 더 득을 보면서 살겠다는 초조함이 유죄였다. 승부의 분수령을 맞아 쌍방 실책이 엇갈리는 장면. 백은 여기서 역습을 가해 단숨에 포인트를 얻는다. 그 수순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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