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버스터도 안통한다. 스타의 티켓파워? '호랑이 담배 피우던 시절'에나 가능한 이야기다. 긴 가뭄에 단비를 기다리는 격이다. '우리 생애 최고의 순간'이나 '추격자'가 400만 고지를 넘어서긴 하였으나, 오랜 갈증을 달래기엔 힘이 부친다. 올해도 극장가 배급 상황이 좋지만은 않다. 쏟아지는 할리우드 블록버스터들과 힘겨운 일전을 치러야 한다. 5월 말 개봉되는 '인디애나 존스 4' 등 할리우드 대작들이 줄줄이 포진해 있다.
이 가운데 시원하게 한방을 날려줄, 구원 타자는 누가 될까. 잇달아 포진해 있는 스타 감독들의 작품이 한국영화 부활에 대한 기대를 불러일으키고 있다.
강우석 감독은 '강철중'으로 할리우드 대작들이 쏟아지는 6월에 전면 승부를 한다. '공공의 적' 시리즈를 줄줄이 히트시킨 강우석 감독과 설경구가 다시 손을 잡고 대박을 일궈낼 태세다. '흥행 승부사로서 명성을 떨쳐온 강 감독이니 만큼 이번에도 제대로 사고 한번 치지 않겠냐 '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이어 김지운 감독이 '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으로 극장가 최고 성수기라 할 수 있는 7월을 노린다. 개성 짙은 연출력으로 흥행과 평단을 사로잡아온 김 감독은 이번 영화에서 송강호 정우성 이병헌이라는, '이보다 더 완벽할 수 없는' 호화캐스팅을 자랑한다.
한편 '왕의 남자'로 천만시대를 열었던 이준익 감독도 7월 극장가에서 한판 승부를 벌인다. 수애 정진영을 내세운 '님은 먼곳에'는 베트남 전쟁에 참전한 남편을 찾기 위해 위문 공연단에 끼어 베트남에 간 한 여인의 이야기다. 별볼일 없는 사람들의 별볼일 있는 이야기를 따뜻하게 그려온 이준익 감독 특유의 색깔이 기대되는 작품이다.
또 8월엔 조선시대의 로켓 화포를 소재로한 김유진 감독의 '신기전'과 류승완 감독의 '돌아온 다찌마와리'가 한국영화 흥행의 새바람을 일으킨다.
충무로의 한 관계자는 "어설픈 스타 파워에 기댄 작품보다는 확실한 색깔을 자랑하는 영화에 관객들이 몰리고 있다"며 "완숙한 연출력을 자랑하며 자기 색깔을 인정받아온 중견 감독들의 활약이 기대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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