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조금 달라서 더 행복한 '주노'

오렌지 주스 한통을 들고 다니며 연신 벌컥 벌컥 들이키는 소녀가 있다. 작지만 다부져 보이는 이 소녀의 이름은 주노.

주스를 연신 들이 킨 이유는 임신 테스트를 위함이다. 아닐 꺼라고 혹은 아니 기를 바라며 테스트를 해보지만 나누기 표시(÷)도 아니요, 뚜렷한 플러스(+) 표시이다. 하지만 주노는 우리가 봐왔던 여자 아이들과 다르다. 좌절하거나 울음을 터트리지 않는다. 보는 사람이 당황스러울 정도로 태연하게 당당하게 친구에게 전화를 걸어 임신 사실을 알리고 여성센터에 도움을 청한다. 하지만 여성센터에 찾아가는 길에 낙태 반대 피켓시위를 하는 친구를 만나게 되고 여성센터안에서 자신도 몰랐던 저항감을 느끼게 된다. "나 그냥 임신할래. 아기를 낳은 다음에 정말 필요한 사람에게 주는 거야"라고 주노는 누군가에겐 희망이 될 수 있는 이 아이를 입양시키기로 결심한다. 부모님께 임신 사실을 알리고 아이의 부모가 되어줄 사람을 손수 광고란에서 찾게 되는데...

고분고분한 소녀가 아닌 자신의 주장을 당당하게 하는 주노. 어찌 보면 버릇없다고 느껴질 수도 있고 문제만 일으키는 아이로 보여 질 수도 있지만 이 영화의 가장 큰 힘은 너무나 사랑스러운 주노라는 캐릭터이다. 104% 남다른 기발한 선택이라는 영화의 메인카피처럼 낙태가 아닌 희망을 선택한 주노가 기특하다. 어른이 되어가는 성장통. 어린 나이에는 이해하기 힘든 어른들의 세상. 하지만 주노는 세상의 시선에 굴하지 않고 자신이 좋아하는 것을 자신이 생각하는 것을 당당히 말한다. 영화 '주노'는 각종 시상식에서 작품상, 각본상을 수상하며 평론가들의 찬사를 받았던 영화이면서도 톡톡 튀는 코미디와 캐릭터가 살아있는 작품이다.

볼록 나온 배와 어떤 일에서든 개의치 않는 다는듯한 쿨(cool)한 표정의 주노를 만날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고마운 영화 '주노'. 조금 달라서 더 행복한 주노가 기특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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