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민진 '정관장배 여왕'

이민진 五단<사진>이 또 끝냈다. 3일 베이징 쿤룬(崑崙)호텔서 막을 내린 제6회 세계여자바둑최강전 제13국서 한국 팀 4번 주자 이민진은 중국 팀 마지막 보루 루이나이웨이(芮乃偉) 九단에게 흑으로 245수만에 7집 반승, 파죽의 3연승으로 대회를 마감한 것. 한국의 대회 2연패(連覇)도 동시에 확정됐다.

이 五단은 이로써 지난해 대회 마지막 주자로 등장해 기적의 5연승으로 한국의 우승을 이끈 것을 포함 정관장배 8연승, 2년 연속 마무리 등 대기록을 세우며 '정관장배 여왕'으로 등장했다. 이민진의 맹활약으로 한국은 최종 주자 박지은 九단이 아예 출전하지 않고도 단체 우승상금 7500만원의 주인이 됐다. 이번 대회에 한국은 박지은, 이민진, 이하진, 김세실, 이슬아가 참가했다.

이날 바둑은 중반 백에게서 과격한 수가 튀어나온 뒤 주도권을 잡은 흑이 상변과 우변에 대가를 형성, 막판 고비를 극복하고 예상 밖의 대승을 거뒀다. 이민진 五단은 "대국 내용에 대체로 만족한다. 지난 해 5연승했을 때보다 더 기쁘다. 더욱 노력하겠다"라고 최종전 승리 소감을 밝혔다.

1999년 프로세계에 뛰어든 이민진 五단은 2004년 제3회 정관장배 때 한국대표로 뽑히면서 두각을 드러내기 시작했으며 2006년엔 신예프로10걸전서 9위에 입상했고, 올해 3월엔 박지은과 여류국수 타이틀을 겨뤄 준우승을 차지했었다. 강인하고 투지에 넘친 기풍으로 어려운 바둑도 잘 뒤집어 '기적의 여전사'로 불린다.

이번 대회 우승으로 한국은 현존하는 3개의 국제 여자대회를 모두 석권, 남자에 이어 세계최강국으로 발돋움했다. 개인전인 대리배와 원양배는 한국 박지은이 보유 중이다. 정관장배가 개인전에서 단체전으로 바뀐 3회 대회 이후 중국은 2연패(連覇)로 기세를 올린 바 있으나 기세가 완전히 꺾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