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루지기' 김신아, '발레리나 꿈' 접고 한달 오디션 끝에 행운

새하얀 피부, 천사 같은 미소, 수수함을 머금은 무한 섹시 매력. 영화 '가루지기'에서 그려질 이 독특한 캐릭터를 연기할 행운의 주인공이 누구일까. 여우주연상은 떼논 당상이지 싶었다.

충무로에서 기획단계에서부터 관심을 끌었던 '달갱'이란 배역은 의외로 신인배우에게 돌아갔다. 인생 최고의 기회를 잡은 주인공은 다름아닌 김신아(22). 뽀얀 피부가 먼저 눈에 들어온다. 긴 머리가 찰랑거릴 때마다 묘한 매력이 보는 이의 마음을 단방에 사로잡는다. 어린아이의 천진함과 여인내의 섹시한 매력이 공존한다. 배우로서 가장 강력한 무기인, 천의 얼굴을 가졌다.

'이런 진주가 지금까지 어디에 숨어 있었을까'. 고개를 갸웃하면서 경력을 꼬치꼬치 캐물어봤는데, 사실상 백지에 가깝다.

현재 중앙대학교 연극영화과 휴학 중이다. 어렸을 때는 발레리나를 꿈꿨다. 중학교 1학년 때부터 4년간 발레 슈즈를 통해 꿈을 키웠는데, 잦은 인대 부상으로 무대에서 퇴장해야 했다.

그리고 이젠 영화라는 새로운 무대를 만났다. 외동딸이 평범한 삶을 살기를 바라던 아버지는 처음엔 심하게 반대를 했다.

"울면서 설득을 했어요. 요즘에는요? 영화 개봉을 저보다 더 손꼽아 기다리세요."

'가루지기'는 조선 최고의 '거물' 변강쇠의 인생 역전 프로젝트를 그린 영화다. 달갱은 마을 아낙네들의 희망인 변강쇠가 첫눈에 반하는 여자다. 보름달이 뜨는 밤이면 춤추기를 좋아한단다. 몸에 열이 많아 한겨울에도 치마 차림으로 돌아다닌다. 비중도 크지만, 대단한 내공을 필요로 하는 캐릭터다.

"한달 여간 오디션을 봤어요. 스태프들도 반신반의했대요."

그녀의 우아한 몸동작과 순수한 매력을 높이 평가한 신한솔 감독은 영화 촬영 내내 대만족을 표했다는 후문이다.

넉 달 여간 촬영이 이어지다보니, 스태프들과 가족처럼 친해졌다. 출연진 중 제일 막내로 사랑을 독차지했다. 파트너인 봉태규는 물론 대선배인 윤여정까지도 따뜻하게 격려를 해줬다.

한겨울에 냇물에서 퐁당퐁당 수영하는 장면을 찍고 제주도 칼바람과 싸우느라 고생 좀 했지만, 즐거운 '첫경험'이었다.

김신아는 실제로 엉뚱한(?) 면도 있다.

아직까진 소속사 없이 활동 중이라, 지방촬영 때는 여행용 가방에 짐을 싸서 고속버스를 타고 이동했다. 집이 경기도 수지라 인터뷰 한번 하려 해도 동선이 한정 없이 길어지는데, 무조건 대중교통을 이용한다. 이날도 마을 버스 타고, 지하철 두 번 갈아타고 신문사를 혈혈단신 찾아왔다.

영화 개봉 이후에 주가 급상승 곡선을 달려도 지금의 초심을 잃지 않겠다는 김신아. 다음달 1일 관객들에게 그 섹시한 매력을 선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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