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2회 LG배 세계기왕전] 총체적 난국(難局)

〈제7보〉(110~127)=이세돌은 LG배를 필두로 삼성화재배, 후지쓰배, 도요타덴소배 등 4개 메이저급 국제대회에서 모두 2차례씩 패권을 차지했다. 평생 세계대회 한 번 우승도 힘든 판에 도처에서 복수(複數) 제패를 이루고 있으니 경탄할 만하다. 하지만 그런 이세돌도 잉씨배와 춘란배에서만큼은 아직 정상정복의 꿈을 이루지 못했다. 올해 춘란배서 아깝게 탈락한 이세돌의 잉씨배 도전(4월 30일 개막)은 어떻게 될지 지켜볼 일.

중앙 흑 대마가 ▲로 탈출구를 찾자 백은 110의 응급조치 후 112에 건너 붙였다. 이 수로 참고도처럼 1에 붙여 직접 차단을 노리는 것은 흑에게도 6까지의 끈끈한 저항 수단이 있다. 난처해진 흑은 여기서 장장 16분이나 고민하더니 113에 붙여본다. 결국 116까지 우변이 함락돼선 흑의 낭패.

더욱 심각한 것은 우하귀 흑의 삶 여부다. 게다가 백이 틈을 봐서 '가'로 이어갈 경우 중앙 흑은 여전히 한 눈도 없다. 가위 총체적 난국. 바둑에서 '엷음', 또는 '곤마'의 폐해란 이토록 무섭다. 121까지 몸부림 속에 패 형태를 만들었지만, 팻감마저 부족해 127로 '나'에 끊어 승부로 나갈 수 없다는 게 흑의 아쉬움이다. 이세돌이 살기등등한 눈으로 우하귀를 노려보는데…. (125…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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