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지쓰배 11년 연속 정복 '느낌 좋네'

한국의 11연패(連覇) 전선에 이상 없다. 제21회 후지쓰배에 출전 중인 한국은 14일 도쿄 일본기원서 벌어진 16강전서 이창호 이세돌 박영훈 조한승 등 4명이 승리, 8강 중 절반을 차지하는 호조 속에 또 한 번의 우승을 예약했다.

가장 먼저 승전보를 전해온 기사는 전년도 우승자인 박영훈 九단. 일본 본인방 타이틀 보유자인 다카오(高尾紳路) 九단을 맞아 박영훈은 일찌감치 승세를 확립한 끝에 236수 만에 흑으로 3집 반을 남겨 2년 연속 우승에 한 발 더 다가섰다.

현역 세계 4관왕 이세돌 九단도 일본 차세대 선두주자 이야마(井山裕太) 七단을 197수 만에 흑 불계로 일축, 또 한번 영토 확장을 노릴 수 있게 됐다.

이번 대회 한국 팀 최대의 히어로는 조한승 九단. 발군의 실력을 보유하고도 국제무대 결승 문턱에서 여러 차례 좌절했던 조 九단은 일본 공식 1위인 야마시타(山下敬吾)를 상대로 일방적 우세를 유지해간 끝에 통쾌한 승리를 낚았다. 283수 끝, 백 6집 반 승. 이창호 九단은 '한국의 수문장'이란 애칭답게 중국 쿵제(孔杰) 七단을 상대로 가장 늦게까지 분전한 끝에 203수 만에 흑 불계승했다.

그러나 기대를 모았던 한국 신예군 쌍두마차 강동윤 七단과 이영구 七단은 각각 요다(依田紀基), 구리(古力)에게 막혀 세계 8강의 벽을 뚫는 데 실패했다. 중국은 구리와 창하오(常昊) 등 양대 스타가 순항을 계속했고, 류싱(劉星)이 왕리청(王立誠)을 백 반 집으로 울려 3명이 8강에 합류했다. 일본은 요다 1명 만이 잔류, 간신히 주최국 체면을 지켰다.

8강전 대진은 추첨 결과 이창호 대 요다, 박영훈 대 창하오, 이세돌 대 구리, 조한승 대 류싱 전으로 짜였다. 8강전은 6월 7일 중국에서, 준결승 및 결승전은 7월 5일부터 도쿄에서 각각 치러질 예정. 우승 상금 1500만엔(약 1억4000만원)이 걸린 후지쓰배의 제한시간은 1인당 3시간, 1분 초읽기 10회 방식으로 진행된다.

한국 기사들은 98년 제11회 이후 지난 해 20회 대회까지 10년 연속 제패하는 등 20년간 총 13회 우승하며 후지쓰배를 석권해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