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로 내려간 '충무로'

지난해 전주에서 찍은 영화는 '세븐 데이즈', '마이 파더' 등 29편. 단편영화와 TV드라마까지 합치면 모두 53편이 이곳에서 촬영됐다. 전주영상위원회는 현지 로케를 통해 제작사들이 직접 소비한 돈이 65억원이며, 보조 출연자로 연 2만4304명이 고용됐다고 밝혔다.

전주는 한국적인 도시 모습을 가장 많이 간직한 거대한 촬영세트. 이곳에 16일 영화종합촬영소가 문을 연다. 전주시가 완산구 상림동 5만6843㎡에 실내 촬영스튜디오(2067㎡)와 오픈 세트장(4만8242㎡)을 차렸다. 지자체가 예산(108억원)을 투자, 실내 스튜디오와 야외 세트장을 함께 갖추기는 국내 처음이라고 시는 말한다.

전주종합영화촬영소는 지나치는 촬영지에서 나아가 영상산업도시로서 제작 기반을 갖추자는 뜻에서 건립됐다. 촬영실(1044㎡)과 기계·음향실, 세트 제작실 등을 갖춘 실내 스튜디오는 하루 40만원에, 야외 세트장은 하루 10만원에 빌려준다.

촬영실은 높이 13m로 공중 와이어 액션이 수월한 데다, 살수차 없이도 비 내리는 장면을 연출할 수 있다. 영화진흥위원회가 운영하는 남양주 촬영소처럼 실내 촬영장과 야외 세트장이 붙어 있어 이동에 따르는 비용과 시간을 줄인다. 전주영상위는 촬영소에서 제작할 첫 영화로 조인성·주진모·송지효 주연의 '쌍화점'(감독 유하)을 유치했다.

시는 더 많은 영화를 유치하고 제작까지 마칠 수 있도록, 종합촬영소에 이어 후반 제작(디지털 마스터링) 지원센터도 내년까지 갖출 계획이다. 후반제작은 촬영한 영상과 음향을 편집·보정하고, 컴퓨터 그래픽이나 효과음을 삽입하는 작업이다. 완산구 고사동 옛 시 보건소를 리모델링해 이 센터를 들이는 데는 40억원이 투자된다.

전주영상위 위원장인 송하진 시장은 "전주대·우석대·예원예술대 등에서 영상 관련 전문인력들을 육성하고 있어, 앞으로 전주에 내려오면 영화 한 편을 쉽게 만들어갈 수 있다"고 했다. 전주영상위는 25회 이상 전주에서 촬영하는 제작자에게 800만원어치의 재래시장 상품권·숙박료를 지원하는 등 다양한 인센티브를 제공하고 있다. 내달 1~9일 제9회 전주국제영화제를 치르는 영상산업 도시로서 영화 유치를 지역상권 활성화의 촉매로 삼고자 하는 뜻을 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