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GP 506' 이영훈, "피 맛보며 감정 잡았죠"

"피 맛보면서 감정 잡았어요."

영화 'GP 506'(감독 공수창)에서 가장 강한 인상을 남긴 피칠겁을 한채 도끼를 들고 있는 장면은 이렇게 태어났다.

신인 영화배우 이영훈은 이렇게 뇌리에 박힌다. 전작 퀴어영화 '후회하지 않아'(감독 이송희일)에선 어떤 멜로보다 진실한 남자간의 사랑을 그리더니 'GP506'에선 도저히 미워할 수 없는 살인마를 표현했다.

이런 이영훈을 보고 있으면 천상 배우란 생각이 저절로 든다. 달라도 이리도 다른 연기를 능숙하게 해내는 그를 한국영화를 책임질 차세대 영화배우로 꼽아도 손색이 없을 정도다.

"작품과 캐릭터에 대한 책임감을 가질 뿐입니다. 아직 그런 것은 생각하지 못했어요."

그러나 이영훈의 연기에 대한 열정을 살펴보면 그는 신인이 아니라 이미 중견배우다. 매일 아침에 조깅으로 몸을 깨운다. 촬영 있는 날은 무슨 일이 있어도 2시간 전에 일어나 1시간 동안 달린다. 얼굴 부기 빼기를 위한 배우의 당연한 자세란다. 데뷔 전인 군복무시절엔 연기를 위해 탭댄스와 쌍절곤을 수준급으로 익혔다.

"시간을 잘 쓰는 편이긴 한데 그보단 엉덩이 붙이고 있는 걸 못 참죠."

어찌보면 이영훈은 운이 없는 배우다. 또래의 여느 신인 남자 배우들처럼 청춘 멜로물에서 여배우들과 호흡을 맞춰본 적이 없다. 동성애 연기에 여자 한명 등장하지 않는 군대 영화까지, 여복이 없어도 너무 없다. 그래서 이영훈은 자신만의 특별한 것을 단단히 벼르고 있다.

"사랑에 굶주리고 싶어요. 나중에 멜로 영화에서 상대 여배우에게 전부 쏟아붓고 싶어서, 철저하게 사랑에 굶주리고 있어요."

'후회하지 않아' 촬영 때 여자친구와 헤어진 다음부턴 일부러 여자친구도 만들지 않고 있다. 아무도 몰래 오랫동안 나름 멜로를 준비중인 이영훈. 그의 이런 배우로서의 자세도 놀랍지만 이영훈의 멜로가 터지는 순간, 어떤 놀라운 연기를 보여줄지가 더 기다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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