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룡-이연걸 첫 동시 출연...고수들 '통했다'

'액션 영화를 촬영하는데 리허설이 없었다?' 불가능한 일이라고 의심이 들겠지만 이 두사람의 이름을 듣는다면 고개가 끄덕여질 거다. '성룡 VS 이연걸'.

세계가 인정하는 쿵푸의 최고수 '성룡 & 이연걸'이 영화 '포비든 킹덤'에서 처음으로 쿵푸 대결을 펼쳤다. 그런데 최고수이자 톱스타 간의 대결이라 섬세하고 정교한 리허설이 필수일 거란 일반적인 생각은 이들에게 통하지 않았다.

성룡은 "원화평 무술 감독이 액션 합을 짜와서 전체를 보여줬다. 내가 농담처럼 '연습은 무슨 연습이냐 한번 해보지'했는데 이연걸이 담담하게 '그러자'고 대답하더라. 그래서 얼떨결에 리허설 없이 촬영에 임했다"고 비하인드 스토리를 밝혔다. 이연걸은 "성룡과의 액션은 마치 올림픽에서 빠른 공을 주고받는 탁구 시합 같았다. 그동안 내 액션 스피드를 받아주는 사람이 없어 보통 천천히 연기해왔는데, 이번엔 마음놓고 액션을 펼쳤다"고 털어놨다.

리허설과 상관없이 이들의 액션 대결은 한치의 오차도 없이 한번에 완벽하게 완성됐다. 오히려 카메라가 이들의 액션 스피드를 못 쫓아가 제작진의 요구로 느리게 다시 찍어야할 정도였다.

촬영을 마치고 성룡이 이연걸에게 "좀 천천히 하지 그랬냐?" 묻자, "형님이 빨리 하길래 그랬다. 먼저 천천히 하지 그랬냐?"고 반문할 정도로 액션 대결은 실전 상황이었다. 고수들에게 한번 시작된 대결은 멈출 수 없었던 것. 고수들의 보이지 않는 자존심 대결의 한 대목이었다.　그러나 성룡과 이연걸은 20년 간 호형호제하며 지내온 절친한 사이. 그럼에도 그동안 함께 한 작품이 없었다.

성룡은 "15년전에 두 사람이 선택한 시나리오가 나와 구체적인 얘기가 오갔다. 그런데 둘의 소속사가 다르고 제작사와 판권 등의 문제로 결국 무산됐다"고 옛 이야기를 꺼냈다. 두 고수의 대결이 15년이나 늦어진 이유가 우정과 상관없이 상업적인 이유 때문이란 게 안타까웠다.　그러나 '포비든 킹덤'을 시작으로 '성룡 & 이연걸'의 우정의 대결은 계속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두 사람이 함께 출연하는 또다른 작품을 준비중이기 때문이다.

성룡은 "두 사람 다 만족했던 옛 시나리오를 바탕으로 아이디어를 확장시켜서 영화로 만들 계획을 세우고 있다"고 살짝 비밀을 털어놨다. 그러나 스토리는 밝히지 않았다. 이어 그는 "'포비든 킹덤'이 흥행에 성공하면 할리우드에서 속편 제작이 이뤄질 것"이라고 말해 '쿵푸 지존'들의 대결이 이번으로 끝나지 않을 것을 분명히 했다.　영화 '포비든 킹덤'은 중국의 '서유기'를 바탕으로 성룡과 이연걸의 쿵푸 액션에 할리우드 오락 영화 스타일이 가미된 가족 영화로 오는 18일 미국 개봉후 24일 국내에서 개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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