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2회 LG배 세계기왕전] 육탄(肉彈)돌격

〈제3보〉(33~50)=인터넷 중계사이트에 뜬 예상승률은 66대 34로 이세돌 우세. 너무 일방적인 것도 같은데, 하지만 팬들의 예지력이 워낙 귀신 같으니 무시할 수도 없다. 해설을 맡은 원성진 九단은 한상훈을 어떻게 보고 있을까. "큰 실수도 없고 종반도 셉니다. 아주 잘 둬요." 한 달 뒤 두 선후배는 바둑리그 같은 팀에서 1, 2장으로 한솥밥을 먹게 됐다.

이 형태에선 33으로 먼저 단수를 치는 것이 행마의 요령. 39까지는 필연이다. 40이 초반 문제수. 참고 1도 1로 한 번 더 밀고 3, 4 교환 후 5로 또 밀어가는 것이 두터웠다. 흑이 설마 바로 41로 밀겠느냐 했던 건데, 막상 밀리고 보니 괴롭다. 여기서 백이 '가'에 씌워도 흑 '나'면 우변은 잡힐 말이 아니다.

할 수 없이 42로 궤도를 수정하자 43. '나'에 달려 안정을 취하지 않은 것은 여차하면 사석(捨石)처리 하겠다는 뜻이다. 44가 실착이었다는 데 한국과 중국 검토진의 의견이 일치했다. 참고 2도 9까지 요석(要石)을 잡았으면 집도 크고 편했으리란 것. 어쨌든 50의 과감한 육탄돌격에 검토실이 또 한번 소란해지기 시작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