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패 결정 뒤에도 두고 또 두고…

프로야구에서 이기고 있는 팀이 9회 말 공격까지 한다면? 배구 경기에서 세트스코어 4대1이나 5대0의 스코어가 나온다면? 국내 최대의 바둑잔치라는 한국바둑리그에서 이런 식의 난센스가 속출하고 있다.

지난주까지 소화한 전체 4경기 가운데 이미 승부가 가려진 뒤에도 끝을 본(?) 게임이 무려 3경기나 됐다. 첫날 2판, 둘째 날 3판을 똑같은 가중치로 단순 배치한 경기방식 탓이다.

지난주 신성건설은 한게임에 3연승 후 2연패, 결국 3대2의 스코어로 첫 승을 챙겼다. 결과적으로 박영훈 목진석 이정우의 '초전 박살' 작전이 주효했다. 한게임은 온소진 김주호를 앞세워 반격에 나섰지만 이미 '원님 행차 뒤 나팔' 격. 이긴 팀은 찝찝한 '뒷맛' 때문에, 패한 팀은 아쉬움으로 썰렁한 분위기가 연출됐다. 경기 막판에 찾아와야 할 긴장감이 실종되면서 시청자들도 졸린 눈을 비벼야 했다.

제일화재는 월드메르디앙을 4대1로 제압, 총 승수에서 가장 앞서 첫 라운드 선두로 나섰다. 제일화재는 최철한 이세돌의 '투톱'이 첫날 연승한 뒤 2일째 첫판을 내줘 추격당하는 듯 했으나 홍민표 류동완이 승점을 보태 목표를 초과 달성(?)했다.

정규리그 종료시점인 11월 초순까지 이런 사태는 반복 발생할 전망. 현재로선 뾰족한 보완책이 안 보인다는 게 더욱 답답하다. 8개 팀 모두 한 경기씩 치른 가운데 24일부터는 울산디아채 대 제일화재, 한게임 대 Kixx의 2라운드로 이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