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2회 LG배 세계기왕전] 시간차 공격

〈제9보〉(134~148)='시간차 공격'이란 배구경기 용어지만 바둑에서도 쓰인다. 시간에 쫓기는 상대방보다 더 빨리 두어 곤경에 빠뜨리는 전략으로, 이세돌이 대표적인 애용자다. 그러나 서둘다 오히려 자신이 착오를 범해 판을 그르치는 웃지 못할 경우도 심심치 않게 발생한다. 현재 흑은 40분 남짓 남았고 백은 초읽기에 막 돌입한 상황.

134로 붙인 수는 시간 연장책. 136 때 137로 뒤에서 몰아 우중앙 흑 대마는 살아있다. 그렇다면 134로 '가'에 붙여보면 어떨까. 그것도 참고 1도로 흑 대마는 무사하다. 138로 패를 때리자 이세돌은 자신만만한 손길로 우변 백을 몰아치기 시작한다. 143까지 터를 잡으면서 "바둑은 이제 끝났다"는 표정.

하지만 백도 144란 호착을 준비하고 있었다. 그리고 바로 이 순간, 질풍 같은 속도로 두어오던 흑에게서 무리수가 등장한다. 145가 문제의 일착. 이 수로 참고 2도 5까지 처리했더라면 바둑은 정말로 끝났을 것이다. 146으로 뻗자 흑의 운신이 의외로 불편해졌다. 마침내 올해 LG배의 대미를 장식하는 마지막 활극이 펼쳐지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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