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2회 LG배 세계기왕전] 또다시 반전(反轉)

〈제10보〉(49~166)=시간이 넉넉한 흑이 상대를 괴롭히려고 서둘러 착점하다가 거꾸로 곤경에 처한 것이 현재 상황. 하지만 마지막으로 찾아온 천재일우의 기회를 백은 덧없이 날려보낸다. 역시 초읽기가 유죄였다. 시간이란 이름의 '재산'은 역시 '가진 자'의 몫일까. 아니면 모든 게 그저 정해진 운명이었을까.

149가 어쩔 수 없을 때 150으로 찌른 수가 패착. 동시에 12회 LG배의 향방도 정해졌다. 150은 평소라면 당연한 수이나 지금은 151이 선수여서 문제가 된다. 참고 1도 1을 먼저 둔 뒤 7까지 처리할 곳. 흑이 설혹 살더라도 백은 A 선수 후 B로 우중앙 대마의 삶이 확보되고, 좌변도 백집으로 굳어져 대세 역전이었다. 백은 또 참고 2도 5로 잡으러 갈 수도 있다. A는 여전히 백의 권리.

154까지 강요한 후 155의 반발이 성립해선 흑이 한숨 돌렸다. 백으로선 품 안에 들었던 파랑새가 날아가 버리는 순간이다. 158로 159는 흑 158로 백이 잡힌다. 164까지 달아나는 사이 흑은 165로 살았다. 우변 백도 흑 '가'면 여전히 미생(未生). 백은 우변 보강에 앞서 166으로 먼저 하변을 핍박하고 보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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