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숙한 캐릭터의 조화 '포비든 킹덤'

어렸을 때, 누구나 한번쯤 이런 논쟁을 벌인 적이 있을 것이다.

사자랑 호랑이랑 싸우면 누가 이길까?

배트맨이랑 슈퍼맨이랑 싸우면 누가 이길까?

그렇다면 이런 질문은 어떤가.

이연걸이랑 성룡이랑 싸우면 누가 이길까?

'포비든 킹덤: 전설의 마스터를 찾아서'(이하 포비든 킹덤)는 스크린에서 동시에 보기 힘들었던 두 대스타의 대결을 볼 수 있다는 점만으로도 기꺼이 흥미를 가질만한 가족영화다.

평범한 소년 제이슨(마이클 안가라노)은 중국무협 DVD샵에서 발견한 황금봉을 계기로 포비든 킹덤이라는 미지의 세계에 훌쩍 떨어진다. 알고 보니 그 황금봉은 제이드 장군(예성)의 모략에 빠져 결투 중 돌이 된 손오공의 500년된 봉인을 풀어줄 전설의 여의봉. 여의봉으로 손오공을 깨워주기 위해서는 그가 있는 곳으로 가야하는데, 험난한 여정이 만만치 않다. 이에 든든한 후원자가 나타났으니, 그들이 바로 취권의 달인 루얀(성룡)과 쿵푸의 달인 란(이연걸)이다. 루얀과 란은 처음엔 서로를 오해해서 결투를 벌이지만, 곧 상황을 파악하고 함께 제이슨을 단련시키기 위한 혹독한 트레이닝을 실시한다. 여기에 제이드 장군에게 원한을 품은 스패로우(유역비)가 동반하면서 전설의 봉인을 풀기 위한 모험이 시작된다.

성룡과 이연걸은 평소 이미지를 충분히 살려 생생한 캐릭터 대결을 펼친다. 유머러스하고 물렁한 듯 보이면서 상대의 허를 찌르는 공격을 하는 성룡과 반듯하게 정도를 걷는 수행자의 모습으로 빈틈없는 공격을 하는 이연걸. 영화에서의 설정이 아군이기 때문에 첫 만남을 제외하고는 대치하는 장면을 볼 수 없어서 살짝 아쉬운 감이 있지만, 중간 중간 제이슨을 두고 티격태격하는 모습에 절로 웃음이 지어진다. 차이나타운의 백발노인으로, 익살맞은 전설의 손오공으로 각각 1인 2역을 소화한 것도 깜짝 감상 포인트. 여기에 청순하면서도 강인한 매력의 유역비가 스패로우로 열연해 매혹적인 액션을 선보인다.

'라이온 킹'을 연출했던 롭 민코프 감독은 '수호지' 신화를 모티브로 중국 무협 특유의 명랑함을 잘 살려냈다. '포비든 킹덤'은 어른들에게는 중국 코믹무협물의 향수를, 아이들에게는 흥미진진한 쿵푸의 세계를 보여주는 참으로 오랜만에 만나는 쉽고 유쾌한 무협액션 오락영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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