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업'보다 더 화끈한 그녀의 '화법'

하룻밤을 화끈하게 보낸 상대가 무일푼이라는 걸 깨닫고는 매몰차게 내버리는 그녀. 늙고 뚱뚱하고 못생겼더라도 돈만 많으면 그 앞에서 선뜻 옷을 벗을 수 있다는 그녀. 영화 '프라이스리스(원제:hors de prix)'는 '돈이면 최고'라는 주인공의 직설화법이 일단 눈길을 잡는다. 꽃뱀 이렌느(오드리 토투·사진)는 아름다운 외모로 남자를 낚아 인생역전을 해보려는 여인. 하지만 번번이 결혼을 앞두고 버림 받는 어설픈 꽃뱀이다. 유명 호텔 바의 웨이터인 쟝(게드 엘마레)을 재벌로 착각한 이렌느는 쟝과 뜨거운 밤을 보낸다. 쟝의 정체는 금세 탄로나고 이렌느는 그를 매몰차게 차 버린다. 이번에는 무일푼이 된 쟝에게 돈 많은 중년 여인이 접근한다. 쟝을 우연히 다시 만난 이렌느는 그에게 '작업 기법'을 전수해 준다.

할리우드 영화보다 섬세하고, 물 흐르듯 자연스러운 웃음을 주는 프랑스식 로맨틱 코미디의 유쾌함을 다시 한번 확인할 수 있다. 게다가 '아멜리에'의 그 여인을 기억하는 열성 팬이라면 깜찍함에 섹시함까지 겸비한 이 영화를 놓치지 말 것. 섹시한 '작업남'이 된 뒤에도 웨이터의 본능을 떨치지 못하는 게드 엘마레의 표정 역시 영화의 맛을 더한다.

그러나, 초반의 솔직발랄함에 너무 큰 기대는 말자. 생각보다 '착한 결말'에 도달하는 순간, 객석에서는 탄식이 터져 나온다. "실망이야!" 8일 개봉. 15세 관람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