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3회 LG배 세계기왕전] 안방 침입(侵入)

〈제2보〉(24~38)=2002년 입단한 강동윤(19)은 한국의 내로라하는 신예그룹 멤버 중에서도 간판스타로 꼽힌다. 신예연승최강전서 두 차례, 신예프로10걸전서 한 차례 등 신인 대회를 총 3회에 걸쳐 우승했다. 지난해 전자랜드배 때는 이창호와 결승서 격돌, 예상을 뒤엎고 첫 종합기전 정복에도 성공해 화제를 모았다. 특히 속기(速棋)로 치러지는 바둑리그에 강해 지난해 다승왕(정규시즌 12승) 등극에 이어 올해도 2전 전승으로 순항 중이다.

24는 부분적으론 '가'로 틀을 잡는 것이 정수. 하지만 그랬다간 흑에게 34의 걸침을 당해 정말 심각한 '주택난'에 시달리게 된다. 25의 협공엔 26, 28로 탈출한다는 게 24 때 생각해 둔 복안. 순간 강동윤은 5분여 동안 꼼꼼히 검토하더니 29로 또 한 번 남의 '안방'에 뛰어드는 용단을 내린다. 순식간에 '4귀생'을 완성해버린 것.

32로는 33에 틀어막아 참고도 13까지 처리하는 것도 물론 정석이다. 34면 37까지는 당연한 진행. 38은 어땠을까. 물론 부분적으론 정수지만 지금 국면에선 너무 한가했다는 지적이 쏟아졌다. 심지어 "일본 바둑은 너무 고지식한 게 탈"이란 성토(?)까지 나왔다. 38로는 어떤 대안이 있었는지, 또 38을 응징할 흑의 다음 수로는 어디가 적당한지 모두 함께 연구해 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