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3회 LG배 세계기왕전] 끝난 바둑?

〈제5보〉(66~78)=바둑이 오늘날의 번영을 누리기까지 공헌도에 관한 한 일본을 따를 나라는 없다. 주변국들이 잡기로 취급하던 바둑을 그들은 최고 통치자가 앞장서 국록(國祿)을 주어가며 육성했다. 20세기 초 타이틀제도를 만들고 제한시간, 덤 등 현대 바둑체계를 확립한 것도 그들이었다. 하지만 90년대 후반부터 일본은 세대교체에 실패하며 바둑 3등국으로 전락했다. 이런 그들에게 이야마는 옛 영광을 재현할 구세주 같은 존재로 떠오르고 있다.

66은 일단 '가'로 갈라놓고 볼 곳. 67이 전국의 급소로 좋은 감각이었다. 이 수를 둘 수 있었던 것은 71이 성립하기 때문. 백은 참고 1도 1로 끊고 싶지만 6 이후 A와 B를 맞봐 후속 수단이 없다. 72로 아래 쪽을 끊어잡을 수 밖에 없었다는 얘기다.

결국 77까지 백은 하변을 영토로 편입시켰으나 대신 중앙이 폐허가 됐다. 중앙 백 2점은 집으로도 쏠쏠할 뿐 아니라 요석(要石)이어서 흑 대 만족의 결과. 이래선 바둑이 단명국(短命局)으로 끝날 것 같다는 얘기가 나돈 것도 무리가 아니었다. 78은 참고 2도 5까지 봉쇄하고 C를 노리는 게 정법. 무얼 노리는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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