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사회주의적 리얼리즘을 넘어' 전(展)

쓸쓸한 얼굴의 남자가 관객을 맞는다. 중국 작가 자오넝즈(40)가 그린 가로 2.3m, 세로 1.8m의 유화 〈환영 2008 No. 17(사진)〉이다. 중년 사내의 얼굴을 화폭 가득 클로즈업한 단순한 구도다. 어지러운 붓질에서 사내의 혼란과 고독이 뭉클하게 전해져 온다.

서울 태평로 조선일보미술관에서 《중국, 사회주의적 리얼리즘을 넘어 전》이 열리고 있다. 장샤오강(50), 위에민준(46), 쩡판즈(44), 팡리준(45) 등 중국현대미술을 대표하는 세계적인 스타 작가들의 작품은 물론, 자오싱타오(38), 리티앙빈(34), 장펑(27) 등 주목 받는 신예의 작품까지 모았다. 참여작가는 14명이다.

산책하듯 느릿느릿 전시장을 다 돌고 나면 중국 현대미술의 조용한 방향 전환이 실감난다. 지금까지 중국의 과거사와 압축성장의 혼란을 즐겨 다룬 중국 작가들이 개인의 내면까지 표현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는 것을 잘 보여주는 전시다. 추상화처럼 단순하고 힘찬 구도로 화폭 가득 가시덤불을 그린 쩡판즈의 유화 〈무제〉가 그 예다. 18일까지. (02)724-63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