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3회 LG배 세계기왕전] 백, 실책 연발(連發)

〈제10보〉(138~153)=올해 LG배 통합예선 통과자 수는 한국이 9명, 중국이 7명. 총 16장 티켓을 두 나라가 나눠 가진 셈이다. 대거 51명이 출전한 일본은 결승에 오른 2명이 모두 패해 전멸의 수모를 당했다. 2장을 확보했던 작년보다 더 초라한 결말이다. 끝없이 추락 중인 일본으로선 재건의 기수로 꼽혀온 이야마의 예선결승 탈락이 더욱 안타까웠을 것이다.

142는 의미가 모호한 수로 약간 손해를 봤다. 그러나 그 정도는 애교. 정작 큰 실수는 146이었다. 참고도 1의 호구(虎口)로 이을 곳. 패(覇)맛 때문에 흑이 2로 귀를 살아야 할 때 8까지 중앙을 정비한 후 11까지, 이 그림은 백의 승리였다. 실전은 패맛에 대한 부담이 없어 흑이 147, 149로 짭짤한 집을 챙기며 버틸 수 있게 된 것. 그 차이는 제법 컸다.

151을 선수한 뒤 153에 끊는 수가 멋지다. 흑이 오래 전부터 눈독 들여온 노림수. 물론 '가'의 돌파와 '나'의 뻗음을 보고 있다. 천신만고 끝에 미세한 차이로 앞서나가던 이야마의 눈동자가 잠시 흔들린다. 그 역시 시간이 바닥나 가고 있다. 바둑은 숨막히는 종반전으로 넘어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