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uto Camping] 오가와 오토캠핑대회

봄기운이 움트기 시작하는 4월5일과 6일 이틀 동안 가평 유명산 자락의 합소캠핑장은 많은 캠퍼들로 붐볐다. 오토캠핑용품 쇼핑몰을 운영하고 있는 오캠몰(대표 김정환)이 주최한 오가와 오토캠핑대회가 열렸기 때문. 이 날 행사는 국내 오가와 텐트 이용자를 위한 이벤트였다. 이번 대회는 분명 업체의 홍보를 위한 자리였지만, 하나의 브랜드를 사용하는 캠퍼들끼리의 유대감을 확인시켜준 기회이기도 했다.

행사 첫날인 4월5일은 참가자들이 모이는 데 거의 하루 종일이 소요됐다. 수도권 주요 도로에 정체가 심한 주말이라 캠프장까지 이동하는 데 시간이 많이 걸렸기 때문이다. 하지만 주최측은 이미 하루 전에 도착해 여유있게 행사를 준비하고 있었다.

넓은 하단 야영장 외곽을 따라 질서정연하게 설치한 텐트는 깔끔하고 정돈된 분위기였다. 이곳에 친 텐트는 모두 2008년에 출시된 신제품으로 8가지 종류였다. 오가와의 대표적인 오토캠핑용 텐트인 티에라 시리즈를 비롯해 일본 현지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솔로나 커플을 위한 제품 등도 선보였다.

이번 행사에는 일본에서 직접 제조사 대표가 캠프장을 방문해 실사용자의 목소리를 듣기도 했다. 또한 체험단을 모집해 신제품을 직접 체험할 수 있도록 배려했다. 제품 전시와 테스트를 겸해 보다 소비자에 밀착한 마케팅을 펼치겠다는 의도가 엿보이는 행사였다.

이번 대회는 철저히 오가와 텐트 사용자를 위해 기획됐다. 캠프장과 합의해 행사 중에는 오직 오가와 브랜드의 텐트 이용자만 참가할 수 있게 했다. 물론 신제품 관람이 목적인 이들은 자유롭게 캠프장을 방문할 수 있었다. 금요일 오후부터 행사장을 찾은 몇 가족은 여유 있게 캠프장을 전세 낸 듯 여유 있게 캠핑을 즐겼다.

토요일 오후 메인 행사를 앞두고 오가와캠팔의 다마우라 유이치 사장 일행이 합소캠프장을 찾았다. 오가와 제품을 사용하는 한국 캠퍼들을 직접 만나 위해서다. 그는 이미 지난해 스포엑스 전시회와 전국오토캠핑대회를 방문한 경험이 있어 우리나라의 오토캠핑 문화에 친숙한 인물이다. 그는 캠프장 이곳저곳을 돌며 캠퍼들과 만나 이야기를 나누며 오가와 제품을 홍보했다.

오후 들어 캠퍼들이 속속 도착하기 시작해 느지막한 시간에 비로소 캠프장이 가득 찼다. 이번 행사는 오가와 텐트 이용자로 자격을 제한했기 때문에 30팀 100여 명이 참가해 비교적 조촐한 편이었다. 일부 캠퍼들은 신제품 체험의 기회를 잡아 우리나라에 처음 선보이는 오가와 텐트에서 하룻밤을 보낼 수 있었다.

본격적인 행사는 캠퍼들이 사이트 정리를 마친 저녁 6시부터 시작됐다. 사전 행사로 진행된 장작 자르기 대회에서는 남녀 각각 10명의 캠퍼들이 출전해 우승의 영예와 부상을 차지하기 위해 열띤 경쟁을 펼쳤다. 이어 전시된 신제품을 설명하는 시간을 가진 뒤 곧바로 이번 캠핑대회의 개회식이 진행되었다.

이번 행사를 주관한 오캠몰 김정환 대표의 인사로 시작으로, autocamping.co.kr 박성호 대표와 오가와 캠팔 다마우라 유이치 사장이 축사로 이어진 기념식은 해가 지고 사방이 어둑어둑해질 즈음 마무리됐다. 행사에 참가한 캠퍼들은 모닥불 옆에 둘러 앉아 본부에서 준비한 음식을 먹으며 편안하게 봄밤의 여유를 즐겼다. 이어 진행자 겸 가수가 무대에 올라 텐트 빨리 치기, 티에라 스타일, 장작 자르기 대회 우승자를 발표한 뒤 시상을 했고 캠퍼들과 함께 노래를 부르며 축제를 마무리했다.

유명산 합소오토캠프장
최근 야영장 확장하고 최신 설비 갖춰
경기도 가평군 유명산 자연휴양림 바로 앞에 위치한 오토캠퍼들을 위한 야영장이다. 주소는 경기도 가평군 설악면 가일리 283-4. 유명산 자연휴양림 매표소로 들어가는 진입로 500m 못 미처 왼쪽에 간판이 보인다. 농원 같은 분위기의 아담한 숲이 있던 캠프장인데, 지난 겨울 바로 옆 농지에 널찍한 캠프장을 추가로 조성했다. 온수를 사용할 수 있는 개수대와 샤워장, 깨끗한 수세식 화장실 등의 편의시설을 새롭게 갖춰 이용객이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다.

올해 봄부터 주요 시설물 이용이 가능해져 캠퍼들에게 인기를 끌고 있다. 캠프사이트 곳곳에 콘센트를 설치해 전기 사용에도 어려움이 없다. 야영장과 접한 계곡에서는 여름철 물놀이가 가능하다. 유명산과 어비계곡, 중미산 등이 지척이라 산행을 즐기는 데도 좋은 환경이다.

관리동에는 4명 정도가 숙박할 수 있는 방이 6개 갖춰져 있다. 비수기에는 1박에 50,000원의 이용료를 받는다. 커다란 방이 있는 2동의 별채 이용료는 1박에 10만원이다. 야영비는 1박 당 20,000원. 추가로 2박부터는 10,000원을 더 받는다(6~8월 성수기 제외). 전기를 이용하는 캠퍼는 별도로 3,000원의 이용료를 지불해야 한다. 캠핑 동호회의 단체 이용이 많은 곳이니 반드시 전화 문의 후 방문하도록 한다.

전화 031-584-7584, 011-269-7584. 

오가와캠팔 다마우라 유이치 사장
“올바른 오토캠핑 문화  정착 위해 노력해야”

일본 내 텐트 시장 부동의 1위를 지키고 있는 오가와캠팔의 다마우라 유이치(玉浦裕一 ·59) 사장은 1972년 입사해 최고경영자의 자리에까지 오른 살아 있는 텐트의 역사다. 1914년 설립된 이 회사는 100년을 바라보는 역사와 최고의 품질을 자랑으로 삼는 곳이다. 또한 일본 캠핑의 역사가 곧 오가와의 역사라고 말할 수 있을 정도로 자부심도 대단하다.

유이치 사장은 최근 몇 해 사이 한국에 불고 있는 오토캠핑 열풍은 확실히 예전과는 다른 양상이라고 진단했다. 폭발적으로 캠퍼들이 늘어나며 시장도 동반 성장하는 것이 1990년대 초반 일본의 상황과 판박이처럼 닮았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는 이런 좋은 분위기가 언제까지 계속될 것이라고는 보지 않았다.

“일본에서도 90년대 중반을 정점으로 캠핑시장이 내리막길을 걷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는 다시 80년대 수준으로 복귀해 큰 기복 없이 지금껏 이어지고 있습니다. 소비자도 젊은층은 줄어들고 중장년층 인구가 많아지는 추세입니다. 한국도 이런 상황이 오지 않으리란 법은 없습니다.”

그는 오토캠핑 인구가 늘어나며 생긴 여러 부작용이 사람들을 떠나게 한 원인의 하나라고 짚어냈다. 캠핑시장의 위축도 그러한 영향이 컸다고 분석했다.

“캠핑 인구가 늘며 무질서와 환경문제가 크게 이슈화 됐습니다. 특히 새내기 캠퍼들이 주위를 배려하지 않고 소란을 피우는 등 마찰이 많았습니다. 못쓰게 된 캠핑용품을 마구 버려 문제가 되기도 했습니다.”

그는 초보자들을 이끌어 줄 수 있는 올바른 캠핑문화의 정착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모두 같이 캠핑을 즐길 수 있도록 배려하는 사회적 공감대 형성이 필요하다는 말이다. 그런 측면에서 한국의 동호회 중심의 캠핑문화를 아주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아직 한국은 캠프장 시설이 충분치 않은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때문에 동호회 활동을 통한 캠핑이 활성화되어 있다고 들었습니다. 덕분에 초보자들도 체계적인 캠핑 기술을 배울 수 있고, 자연스레 올바른 캠핑문화도 형성되리라고 봅니다. 이러한 시스템 덕분에 한국 오토캠핑의 미래는 아주 밝다고 생각합니다.” 

/ 글 김기환 기자
 사진 김승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