칸은 또 '파격'을 선택했다
델 토로 - 코르벨로니 남녀주연상
역시 '칸의 선택'은 신선했다.
프랑스 로랑 캉테 감독의 '더 클래스'(앙트르 레 뮈르. 벽 속에서)가 일요일(25일ㆍ현지시각) 제61회 칸 국제영화제에서 최고상인 황금종려상을 수상했다.
심사위원장인 미국 배우 숀 펜은 심사위원단이 만장일치로 이 작품을 최고상 수상작으로 선정했다고 밝혔으나, '더 클래스'의 수상은 이변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12일간의 영화제 기간 동안 '더 클래스'는 클린트 이스트우드 감독의 '익스체인지' 등 화제작들의 그늘에서 상대적으로 조명을 받지못했기 때문이다. 파격적인 선택을 즐겨온 칸의 결정이 또 한번의 드라마를 만들어낸 셈이다. 정치적 성향이 강한 숀 펜이 심사위원장을 맡은 점도 크게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그가 "우리는 오스카상과 분명히 대척점에 서있을 것이며 선구적이고 인습에 얽매이지 않는 작품에 왕관을 줄 것"이라고 밝힌 칸의 정신이 수상결과에 그대로 반영됐다는 지적이다.
작가주의 감독 캉테가 연출한 이 영화는 이민자 마을에 있는 한 학교에서 실제 학생들과 교사들을 투입한 가운데 찍은 것으로, 프랑스 사회를 옮겨놓은 듯한 교실 내의 생활에 관한 이야기를 담고 있다. 프랑스 영화가 칸 영화제에서 황금종려상을 수상한 것은 1987년 모리스 피알라 감독의 '사탄의 태양 아래서' 이후 21년이다.
폐막식에서 로버트 드니로로부터 상을 받은 캉테 감독은 "이 작품은 평등과 불평등의 문제를 안고 있는 이 세계의 축소판을 끝까지 들여다 본 영화"라고 소감을 밝혔다.
이외에 감독상은 거짓과 진실의 갈림길에 놓인 가족의 이야기를 그린 '스리 멍키스'의 누리 빌제 세일란 감독이 받았다.
남우주연상은 쿠바의 혁명 영웅 체 게바라의 일생을 그린 '체'(미국 스티븐 소더버그 감독)의 베니치오 델 토로에게, 여우주연상은 브라질 영화 '리나 데 파세'(월터 살레스 감독)에서 열연한 산드라 코르벨로니에게 각각 돌아갔다. 러닝타임 4시간28분을 주도적으로 이끌간 베니치오 델 토로는 일찌감치 남우주연상 후보로 꼽혔다. 아카데미상, 골든글로브상, 전미 비평가협회상 등에서 주로 조연상을 수상했던 그는 이번에 칸을 품에 안으면서 또 한번 전세계 언론의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영화제 기간 동안 발행되는 영화전문지들로부터 고루 높은 점수를 얻으며 수상이 유력시되던 클린트 이스트우드 감독의 '익스체인지'은 고배를 마셨다. 이스트우드 감독은 평생공로상으로 아쉬움을 달랬다.
한편, 미드나잇 스크리닝 부문에 초대된 '추격자'의 나홍진 감독의 수상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던 황금카메라상은 영국 스티브 맥퀸 감독의 '헝거'가 차지했다.
- Copyrights ⓒ 스포츠조선,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