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철중...' 강우석 감독, "124분 아무 생각없이 웃게 해주겠다"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 이야기가 나왔다. 1946년 생인 스필버그 감독이 최근 신작 프로젝트를 발표하는 등 왕성한 활동력을 과시하는 것처럼, 한국영화계도 바쁘게 움직여야한다는 말이다.

오랜 불황의 늪에서 허덕이는 충무로의 구원투수로 나선 강우석 감독(48), '사회성 짙은 코미디'라는 자신의 전공을 택했기 때문일까. '강철중:공공의 적1-1(이하 강철중)'을 들고 2년만에 관객들을 찾아오는 그의 얼굴에는 자신감이 넘쳤다.

일단 개봉시기부터 충무로의 영원한 승부사답다. '강철중'의 개봉일은 다음달 19일. 할리우드 블록버스터의 포환이 쏟아지는 전쟁터에서 정면 승부를 한다. '인디아나 존스:크리스탈 해골의 왕국' '인크레더블 헐크' '핸콕' 등이 '강철중'과 1, 2주 차이를 두고 개봉되면서 협공을 펼친다.

"'실미도'를 개봉할 때 강제규 감독과 자주 연락을 했어요. 내가 먼저 터뜨릴게, 네가 '태극기 휘날리며'로 한국영화 바람을 이어가라고."

결과 한달여 간격으로 개봉된 두 영화는 함께 1000만 관객을 넘기면서 한국영화 르네상스의 정점을 찍었다.

강 감독은 이번에도 '강철중'이 또 한번의 터닝포인트를 마련해주기 바란다. 오랜 부진을 일거에 날려버리는, 이후 줄줄이 개봉되는 한국영화들의 흥행 도화선이 돼줄 것이라는 기대다.

개봉을 앞두고 현장에서 들려오는, 소위 입소문도 심상치 않다. 20대 스태프들이 이 역전의 노장이 빚어내는 현란한 호흡에 쉴새없이 배꼽을 잡았다는 후문이다.

크레딧을 살펴보면 절로 고개가 끄덕여지는데, 충무로의 재주꾼 장 진 감독이 시나리오를 맡았다. 지방 고등학교에서 일어나는 폭력 사건을 그 특유의 독특한 컬러로 구워냈다. 여기에 생활밀착형 코미디에 유독 강한 강우석 감독이 이 시나리오를 제대로 숙성시켰다.

배우들도 탄탄하다. 1편부터 그와 호흡을 맞춰온 설경구는 '강철중'의 일등 공신이다. 장 진 감독이 2주동안 아무것도 못쓰고 제작이 무산될 위기에 처했을 때도 앞장서 분위기를 띄웠다.

'바르게 살자'로 이미 흥행 맛을 본 정재영은 입체적인 악역 캐릭터를 제대로 소화해냈다. "'강철중'을 본 관객들은 정재영에게 매료될 것"이라고 강 감독이 자신할 정도다.

여기에 노개런티 출연을 한 이문식도 맛깔스러운 연기로 영화에 악센트를 찍었다.

'강철중'은 지난해 12월 말부터 촬영을 시작해서 3월 말에 촬영을 끝냈다. 총 43회 촬영을 했으니, 정확히 계산된 일정에 맞춰 움직였다. 1차 편집본도 125분으로, 불과 1분 여를 살짝 들어냈다.

이렇게 매사 계산에 정확한 강우석 감독(실제로 그는 초등학생때 도 대표로 암산대회에 나가기도 했다)이 이번 영화의 흥행 예상지수를 어떻게 말할까.

"더 강해진 폭소탄을 기대해달라"는 강우석 감독은 "124분의 러닝타임 동안 아무 생각 안하고 웃게 해주겠다"고 자신했다. 그리고 "극장 문을 나서는 순간에는 영화가 던져주는 메시지에 저절로 고개를 끄덕이게 될 것"이라고 힘줘 말했다.

< 전상희 기자 scblog.chosun.com/frog7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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