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3회 LG배 예선결승] 바둑의 꽃

〈제3보〉(32~49)=위빈(兪斌·41)은 '얄미운' 기풍으로 분류된다. 잽싸게 집을 챙기고 상대 예봉을 피하는 재주가 뛰어나기 때문. 형세 판단 능력이 좋은 대신 파워는 좀 떨어지는 게 약점이다. 지금은 중국랭킹 18위로 떨어져 있지만 LG배에선 우승 1회, 준우승 1회를 기록했을 만큼 인연이 깊다. 세계적으로 가장 활발히 움직이는 40대 기사 중 한 명으로 꼽힌다.

백의 선택은 32. 흑을 쥔 백홍석은 35 자리 호구를 예상했던 모양이다. "참고 1도 13까지 실리 대 세력의 대결로, 14 이후 백의 중앙 타개가 승부라고 봤다." 36은 응수 타진. 여기서 흑이 참고 2도 1로 잇는 것은 8까지 백의 만족이므로 37로 뚫었다. 이렇게 되면 43의 단수까지는 외길 진행.

백 44가 무려 16분 만에 놓였다. 이 상황에선 이렇게 반발할 수밖에 없어 보인다. 45로 때려 초반부터 꽤 큰 패(覇)가 시작됐다. 패란 국지적 오기싸움으로 비치기 쉽지만 실제론 전국적인 흥정, 최적의 타이밍을 겨루는 '바둑의 꽃'이다. 패 과정에 손해를 보아서도 물론 안 된다. 49도 일단 손해 없는 팻감인데…. (45…▲, 48…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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