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3회 LG배 예선결승] 양면(兩面)거울

〈제4보〉(49~72)=승부사들에게 '은메달'이란 성취와 좌절이 함께 새겨진 양면거울 같은 것. 백홍석은 젊은 프로들 중 준우승을 가장 많이 차지한 기사 가운데 한 명이다. 지난 한 해 동안만 해도 원익배 신인왕전 신예연승최강전 등 3개 기전서 준우승에 머물더니, 올 들어서도 박영훈의 기성에 도전했다가 2대1로 져 또 한 번 2위에 그쳤다. 백홍석의 정규기전 첫 금메달은 언제쯤 어느 대회서 구경할 수 있을까.

우상귀 ?를 둘러싼 패(覇)가 계속되고 있다. 54로 때려냈을 때 달려간 55가 문제의 한 수. 손해 팻감이기 때문이다. 패를 하는 과정에서 손실을 보면 패를 이겨도 상처뿐인 영광일 때가 많다. 흑은 좌상귀를 내버려둔 채 참고도 1을 팻감으로 썼어야 했다. 1, 3으로 하변을 제압해 충분히 보상 받은 모습.

64 때 '가'로 안 받고 65로 단수친 수는 최강의 저항이다. 결국 67의 팻감 때 '총알'이 소진된 백이 68로 때려내 패싸움도 일단락됐다. 55의 손해가 옥에 티였지만 전체적으론 흑이 괜찮아 보인다는 게 검토실의 중론. 72의 시점에서 흑은 엄청난 갈등에 빠져든다. '나'의 빵때림과 '다'의 돌파 모두 손이 근질근질할 정도로 탐나는 호처이기 때문. 당신이라면 어디? (54 60 66…?, 57 63…5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