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3회 LG배 예선결승] 고약한 뒷맛

〈제6보〉(91~110)= 30~40대에 들어서면 왜 바둑성적이 떨어질까. 두뇌기능이 쇠퇴하는 탓으로 알려져 있지만 그 때문만은 아니다. 삶의 활동반경이 넓어지면서 시간을 많이 빼앗기고 주의가 분산되는 것도 큰 이유로 꼽힌다. 그런 측면에서 볼 때 위빈이야말로 타고난 승부사다. 그는 중국기원 관계자를 볼 때마다 "꼭 필요한 자리 아니면 나를 부르지 말아달라"고 신신당부한다는 것. 41세 위빈이 아직도 펄펄 나는 비결이다.

91로는 참고 1도처럼 실리전법으로 나갈 수도 있는데 백홍석은 중앙에 힘을 싣는 쪽을 택했다. 적세(敵勢)를 의식한 것. 그는 101에 대해 크게 후회했으나 실제론 작지 않은 곳이다. 정작 문제수는 103. 여기선 참고 2도 1이 정수로, 7까지 단단하게 두어야 했다. 실전은 '가'의 약점이 남아 흑이 두고두고 찝찝해졌다.

105부터 108까지는 흑의 권리. 그래 놓고 109로 한 칸 뛰자 백도 110으로 들여다 보아 중앙 수습에 나섰다. 중앙 백도 정처 없는 신세지만 못 살아있기는 좌하 쪽 흑도 마찬가지. 우하 흑진이 커 보여도 어디까지 집이 될지 아직은 모른다. 바둑은 점입가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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