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선아, 영화 '걸스카우트' 통해 3년만에 팬 곁으로

김선아가 '걸스카우트'로 화려하게 돌아왔다.

2005년 드라마 '내 이름은 김삼순' 이후 오랜만의 연기 컴백작이니 만큼, 팬들의 기대도 높다.

김상만 감독이 메가폰을 잡은 '걸스카우트'는 곗돈 떼먹은 동네 미장원 원장을 뒤쫓는 여자 네명의 추격전을 그렸다. 주식으로 한 재산 날린 뒤 남편에게 이혼당한 30대의 미경(김선아), 무시당하면서 사는 60대 이만(나문희), 아들 수술비를 벌기 위해 억척스럽게 살아가는 40대 봉순(이경실), 사채 빚에 시달리는 골프장 캐디인 20대 은지(고준희)가 바로 '봉천동 4인방'이다. 곗돈을 돌려받기 위해 나선 이들은 폭력배와 얽히면서 산전수전을 겪게 된다.

"지난해 1월 처음 시나리오를 받았어요. 그때는 스케줄이 맞지 않아 고심했는데, 결국 '걸스카우트'를 할 인연이었나봐요."

사실 지난 한 해는 그녀에게 유독 힘든 시간이었다. 20% 가량 촬영이 진행된 작품이 감독 바뀌는 등의 우여곡절을 겪다가 끝내 엎어졌다. 그뒤 법적 분쟁까지 따라왔다.

심적으로 어려운 시간이었지만, 주위의 따뜻한 격려가 큰 힘이 됐다.

김선아는 털털해보이는 카메라 앞 모습과 달리 상당히 섬세하며 여성적인 타일이고, 완벽주의다. 영화 한 편이 끝나면 스태프들에게 일일이 직접 만든 선물을 하곤 한다. 이번에도 직접 스태프들을 촬영한 사진 1000여 장을 일일이 제목 달고 분류, 저장했다. 이렇게 주위 사람들을 살뜰하게 챙기니 아군이 많았을 터. 힘든 시기를 씩씩하게 넘겼다.

"제작자인 심보경 대표와 자주 노래방에 갔어요. 두 여자가 고래고래 소리를 질러가면서 스트레스를 풀었죠."

촬영도 즐거웠다. 그녀가 '모시기' 위해 직접 전화까지 한 나문희는 틈틈이 옥수수를 쪄왔다. 네 명의 여배우가 함께 간식도 나눠먹고 수다도 떨면서 가을과 겨울, 두 계절을 보냈다.

이렇게 완성된 '걸스카우트'를 김선아는 특유의 순발력으로 꽉 채웠다. 튀지 않으면서, 다른 세 배우와 호흡을 맞춰가는 내공이 일정 경지에 올랐음을 보여준다.

몸을 사리지 않은 액션 연기도 인상적이다. 한 겨울까지 이어진 촬영 내내 그녀는 뛰고 또 뛰었다. 대충 넘기는 법이 없었다. 대형 승합차를 몰고 추격하는 장면도 직접 찍었다. 액션 영화를 능가하는 박진감의 99%는 김선아의 투혼때문이다.

덕분에 5일 개봉된 이후 관객 반응도 뜨겁다. '피같은 돈을 찾겠다'는 여자들의 집념은 때로는 관객을 울리고, 때로는 포복절도하게 만든다는 평. '역시 김선아'라며 엄지손가락을 높이 치켜든 팬들 앞에서 그녀는 오늘 행복을 느낀다. 그리고 내일 그 기쁨을 다시 나누기 위해 뛰고 또 뛴다. 차기작은 이달 말 전파를 타는 '밤이면 밤마다'(MBC)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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