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리에겐 섹스보다 중요한 것이 있다?!

영화 속 샬롯을 제외한 그녀들의 모든 고민과 위기는 사랑 때문이다. 4-50대의 주인공들이지만, 그녀들은 여전히 상대와의 소통에 서툴고, 만남과 이별에 고민하고 상처받는다. 하지만 역설적으로 그녀들의 갈등과 문제를 해결해주는 것도 바로 사랑이다. 캐리는 자신이 미스터 빅보다 화려한 결혼식에 집착했음을 깨닫고, 미란다는 상담을 통해 아직 스티브를 사랑하고 있음을 알게 되며, 사만다는 자유로운 사랑을 원하는 자신의 진정한 모습을 찾아 뉴욕으로 돌아온다.

사랑을 통해 자신을 찾고 인생을 찾아가는 주인공들의 모습을 그려낸 영화는  '온전히 자신을 사랑한 후에 타인을 사랑할 수 있다'는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다. '섹스 앤 더 시티'가 이 시대 여성들에게 사랑받는 이유는 무조건적인 사랑보다 우선되는 일이 '자신의 정체성 찾기'임을 강조하기 때문이 아닐까.

지난 5월 30일, 미국에서 개봉한 화제의 영화 '섹스 앤 더 시티'는 30일, 31일 양일간 4485만 달러를 벌어들이며 경쟁작 ‘인디아나 존스4'를 물리치고 박스오피스 1위에 올랐다.

TV시리즈 ‘섹스 앤 더 시티’ 시즌6이 나온 뒤 4년만에 개봉한 극장판 '섹스 앤 더 시티'에 대한 관심은 국내에서도 뜨겁다. 지난 6월 2일 서울을 비롯한 전국 5개 도시에서 진행된 '섹스 앤 더 시티'의 대규모 시사회에는 패션 디자이너, 모델, 메이크업 아티스트 등 패션, 문화계의 유명인등을 비롯해 '섹스 앤 더 시티'를 사랑하는 많은 관객이 모여 영화에 대한 관심을 실감케 했다.

'싱글들의 연애 지침서', '뉴요커의 패션바이블'등으로 불리며 여성들의 큰 지지를 받아온 ‘섹스 앤 더 시티’는, 극장판을 통해 기존 팬들의 기대를 충족시켰을 뿐 아니라 더욱 화끈한 베드신과 업그레이드 된 코미디로 새로운 팬들의 호기심을 자극했다는 평이다. 

하지만 과감한 노출신과 럭셔리한 소품들, 화려한 화면 구성에 눈을 빼앗겨 영화 속에 녹아 있는 주인공들의 인생 고민을 놓치기는 아깝다. 캐리에게 청혼한 미스터 빅은 정작 결혼식장에는 나타나지 않고, 미란다의 남편 스티브는 바람을 피운다. 연하 모델의 일을 도와주며 헐리우드에서 사는 사만다는 자꾸 자신의 삶을 잃은 듯한 기분에 휩쌓인다. 예상치 못한 임신에 기뻐하는 샬롯은 극중 유일하게 본인의 행복한 삶에 감사하는 캐릭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