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08.06.15 08:51

'섹스 앤 더 시티'의 그녀들은 음식 메뉴를 고르듯 파트너와의 하룻밤을 이야기한다. 구두를 사면서 파트너의 잠자리 비밀을 털어놓고, 브런치 코스는 지난밤 성행위 복습과 예습장이다. 98년 미국 HBO를 통해 처음 방송된 이 화제의 드라마가 최근 극장판으로 한국 관객들을 찾아오면서, 섹스 토크에 다시 불을 지폈다. 이에 오늘날 싱글여성들의 로망을 대변해주는, 발칙한 네 명의 섹스 스타일과 한국 관객들의 선호도를 살펴봤다.

▶노 러브, 노 섹스(No Love No Sex) 캐리 형

베스트셀러 저자이자 유명한 칼럼니스트인 캐리(사라 제시카 파커). 목숨보다 명품 구두를 소중히 여긴다. 성적 독립과 감정적 의존이 함께 존재하는 캐릭터다.

자유로운 섹스를 지향하지만 정작 사랑 없이는 섹스도 의미 없다고 생각한다. 얼떨결에 원나잇스탠드를 해놓고는, 뒤늦게 상대의 마음을 읽을 길이 없어 머리를 박는다.

가정적인 에이든이 만들어주는 완벽한 정서적 교감과 부드러운 섹스에 만족하지 못한다. 그러하기에 결혼 생활에 취약한 빅의 단점을 잘 알고 있으면서도 오랜 세월 만남과 이별을 되풀이한다. 유부남인 빅과 모텔을 전전하며 뜨거운 하룻밤을 즐길 정도로, '사랑' 앞에 사정없이 허물어진다.

▶침대 위 여왕으로 군림하는 사만다 형

섹스와 보톡스를 사랑하는 사만다(킴 캐트럴)는 화끈한 성격의 홍보 전문가. 남자와의 사랑을 믿지 않는 대신, 육체적 관계에만 탐닉하는 섹스 지상주의자다. 억눌리지 않는 욕망의 심벌인 사만다는 레슬링 코치에서 건장한 농부, 레즈비언까지 다양한 스펙트럼의 연인을 거쳐왔다.

영화 속 사만다는 유방암을 이겨내는 과정을 함께한 연하의 미남 배우 스미스와 동거하면서도 욕망을 잠재우지 못해 괴로워한다. 옆집 근육질 남자의 엽기 애정 행각을 훔쳐보기에 바쁘다. 또 '네이키드 스시' 누드 이벤트를 준비하는 등 적극적으로 애정관계를 이끌어간다.

▶요조숙녀와 내숭 백단, 그 사이에 선 샬롯 형

샬롯(크리스틴 데이비스)은 사랑과 로맨스에 대하여 지독한 낙관주의자다. 다른 사람들이 어떻게 생각하는지를 목숨보다 중요하게 생각한다. 항상 잡지에서 막 빠져나온 듯한 옷차림을 하고, 완벽하게 인테리어된 집에서 산다. 아트 갤러리의 디렉터를 맡고 있다가, 잘생긴 부자이자 엘리트인 남성과 결혼한다. 이후 한 번의 아픔을 겪은 뒤 변호사 해리와 행복한 가정을 꾸민다.

결혼을 전제로 한 섹스를 추구한다. 그러나 주위 시선으로부터 자유로운 침대 위에서는 그 어떤 요부보다 환상적인 관계를 즐긴다. 한때 임신을 위한, 목적으로서 성행위를 추구하다가 남편과 심각한 트러블을 겪기도 했다.

▶'섹스 = 일'인 미란다 형

똑똑하고 책임감이 강하다. 높은 승률을 자랑하는 변호사로서 이력을 화려하게 장식해간다. 때때로 동성애자로 오해받는 미란다(신시아 닉슨)는 폰 섹스를 즐기기도 한다.

스티브와 오랜 관계 끝에 결혼하지만 이 또한 쉽지 않다. 법적 싱글인 다른 친구들과 달리 회사와 집 사이에서 항상 갈등한다. 한 번 할 시간에 잠을 자고 싶은, 어찌보면 가장 현실적인 캐릭터다.

영화에서 자신만만한 미란다와 쉽게 의기소침해지는 스티브의 갈등은 점점 깊어진다. 결국 미란다는 섹스 도중 "일 해야 하니 적당히 끝내라"는 망언을 하게 된다.

그렇다면 4인4색의 섹스 스타일 중 한국 관객들은 누구에게 표를 던질까. 수입사인 태원엔터테인먼트가 화요일(10일)부터 토요일(14일)까지 네티즌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응답자 423명 중 256표가 사만다를 '가장 부러운 섹스 스타일을 가진 캐릭터'로 꼽았다. 20대부터 30대의 여성들이 고루 사만다에게 표를 던진 반면, 캐리는 20대 여성들에게 더 높은 지지를 얻었다. 캐리가 얻은 132표 중 89표가 낭만적인 섹스를 꿈꾸는 20대에서 나왔다. 그러나 자신의 실제 섹스 스타일과 유사한 캐릭터를 묻는 질문에서는 순위가 뒤바뀌었다. 423명 중 214표가 캐리에게 쏠렸다. 2위는 요조숙녀 샬롯(117표)이 차지, 실제 성생활과 꿈꾸는 섹스 사이에 존재하는 간극이 얼마나 큰지 여실히 보여줬다.

<사진제공 = 태원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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