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성진 "이번엔 구리에 꼭 설욕"

"글쎄, 때는 이미 지난 것 같은데… 이번엔 무슨 수를 써서라도 이겨야지요." 이제 이길 때도 되지 않았느냐는 질문에 대한 원성진(23·사진 왼쪽) 九단의 답변이다. 그는 중국 최강자 구리(古力·오른쪽) 九단과 24일부터 제주도 그랜드호텔서 격돌한다. 무대는 제12회 한·중 천원전 3번기. 한·중 신인왕전의 중단으로 이 대회는 두 나라 동명(同名) 타이틀 홀더끼리 맞대결하는 유일한 행사가 됐다.

둘은 과거 다섯 판을 겨뤄 구리(25)가 전승 중이다. 2004년 농심배 때 첫 대결 이후 지난 5월 LG배 16강전까지 원성진은 '판 맛'을 보지 못했다. '이길 때' 대화도 여기서 나왔다. 그러나 원성진도 이번만은 각오가 남다르다. 지난 연말 강동윤과의 결승서 이겨 따낸 천원은 생애 처음으로 손에 쥔 본격 타이틀이었다. 소중한 의미가 담긴 '천원' 표지(標識)를 달고 나가 결코 또 질 수는 없다는 입장이다. 앞으로 더욱 잦아질 국제대결을 위해서도 이겨야 한다.

이 대회의 국가 간 역대전적은 6승 5패로 한국이 한 발 앞선 상황. 대회 초기 이창호가 4연속 우승을 한 덕분이다. 7회 대회 이후 5년간은 오히려 중국이 4승 1패로 최근 흐름을 주도하고 있다. 그 주역이 바로 구리. 그는 2003년 7회 대회 때부터 단골 출전, 송태곤 최철한(2회) 조한승을 잇달아 울렸다. 한국에선 10회 때 고근태가 나서 전패를 막았을 뿐이다.

6월 현재 원성진의 국내 랭킹은 6위. 구리는 국제기전인 춘란배를 포함해 무려 5관왕으로 군림 중인 중국 간판이다. 원성진은 "부담 없이 임하다 보면 국가와 개인의 명예란 두 마리 토끼 둘 다 잡을 수 있을 것"이라며 전의를 다지고 있다. 1인당 3시간, 1분 초읽기 5회에 덤은 6집 반이며 우승상금은 1만 달러(약 1000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