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TBing] 경기 오산 마등산

오산 마등산은 그리 잘 알려진 산은 아니지만 최근 수원·평택 지역 동호인들 사이에서 차츰 이름이 알려지고 있는 신생코스다. 해발 200m도 채 안 되는 야트막한 산으로 얼마 전만 해도 길이 좋지 않아 MTB 코스로는 크게 환영받지 못했다. 그러던 것이 작년부터 오산시에서 길을 정비하면서 라이딩 여건이 많이 개선됐다.

코스는 노면 폭이 좁은 편이어서 스피드를 즐기기에는 약간 부족한 감이 있다. 하지만 휴일에도 산보객들이 적어 쾌적한 라이딩이 가능하다. 그 때문에 휴일이면 등산객들과 자주 마주치게 되는 인근 대도시의 라이더들이 원정 오는 경우가 많다. 무엇보다 마등산을 돋보이게 하는 것은 산 전체를 뒤덮다시피 한 소나무다. 그 덕에 라이딩을 하며 산림욕을 즐기기에 더없이 좋다.

얼마 전에는 오산시에서 마등산에 MTB코스를 만들기 위한 현장답사가 있기도 했다. 하지만 마등산이 다른 지역과 걸쳐있어 근시일 내에 공식적인 MTB 코스가 들어서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현지 동호인들은 전했다.

오산시청에서 출발!

이 코스 안내는 길 찾기가 수월한 오산시청(1)에서 출발한다. 오산시청 사거리에서 신작로를 따라 경부고속도로 방면으로 달리다 고속도로 밑을 통과하는 지하도를 지나자마자 왼쪽 흙길(2)로 올라선다. 시멘트도로를 달리다 갈림길이 나오면 오른쪽으로 길을 잡는다. 2번 지점을 기점으로 700m 지난 곳에서 오른쪽 농수로를 다리(3)를 통해 건넌다. 건너자마자 Y자 갈림길(4)이 나오는데 이때는 왼쪽 좁은 길로 진행한다.

좁은 밭고랑 같은 길이 나와 혹 길을 잘못 들었나 싶겠지만 그렇게 140m 정도 가다 묘비가 있는 무덤을 지나자마자 있는 ㅓ자 갈림길(5)에서 무덤을 끼고 산으로 좌회전하면 드디어 본격적인 산길이 시작된다. 산길이 시작되는 만큼 약간의 오르막이 라이더를 기다리고 있다.

업힐을 150m 정도 오르면(6) 왜 필자가 이곳을 산림욕장이라 부르고 싶어했는지 알 것이다. 빽빽이 들어찬 소나무 사이로 그림같이 뻗은 한 줄의 싱글트랙이 라이더들을 유혹한다. 마치 달력그림 한 편을 보는 듯 시원하다. 솔숲 다운힐을 300m 정도 달리면 나오는 사거리(7)에서 좌회전한다. 이후 논길과 저수지 제방을 지나 저수지 왼쪽 연안을 끼고 임도 스타일의 길로 접어든다. 7번 사거리에서 직진해도 되지만 봉우리가 높아 좀 더 쉬운 우회길을 택한 것이다. 이후 코스 역시 봉우리는 대부분 우회로를 택해 좀 더 편안한 코스로 달렸다.

‘청춘을 돌려다오. 지리봉!’

갈림길을 만날 때마다 직진하면 대개는 무리 없이 길 찾기가 가능하다. 혹 길을 잃었다면 간혹 만날 수 있는 산보객에게 ‘지리봉’ 혹은 ‘국사봉’ 방면을 물어 가면 된다. 저수지를 지나고 얼마 안 돼서 솔숲은 다시 시작된다. 취재 시에도 송홧가루가 자전거를 노랗게 물들였을 정도로 솔향이 그윽했다. 길을 가다 오르막이다 싶을 때 오른쪽에 우회로가 보이면 둘 중 하나를 선택하자. 힘든 업힐을 좋아하거나 훈련을 염두에 둔다면 오르막으로, 편안한 라이딩을 원한다면 우회로를 달리면 된다.

이정표가 나올 때는 지리봉 방면으로 달린다. 오산시청을 기점으로 4㎞ 정도 떨어진 지리봉은 시원한 조망이 일품이다. 가는 중간에 ‘청춘을 돌려다오, 지리봉으로 오세요!’란 푯말이 여러 곳에서 보일 정도로 주민들에게도 주봉인 국사봉보다는 지리봉의 인기가 높다. 지리봉에서 잠시 쉬며 주변 풍광을 눈에 담았으면 계속 직진한다. 이 코스의 반환점은 지리봉에서 1㎞ 떨어진 봉우리 쉼터다.

약 400m 정도 더 가면 주봉인 국사봉이 나오지만 MTB를 타기에는 다소 난이도가 있는 편이다. 그래도 현지 동호인 중에서 훈련 삼아 국사봉까지 갔다가 되돌아오는 경우가 많단다. 그밖에도 국사봉을 지나 그대로 하산하여 도로를 따라 오산까지 돌아오는 방법도 있단다.

물맛 좋은 원당약수터에서 마무리

‘국사봉’ 이정표가 있는 반환점(17)에서는 왔던 길을 되짚어 1.7㎞ 정도 되돌아온다. 코스를 완전히 되짚어 가는 것도 방법이겠으나 기왕이면 새로운 길 달리는 것이 더 즐거우므로 하산은 원당약수터쪽으로 길을 잡았다. 18번 Y자 갈림길에서 왼쪽으로 달리면 이때부터 새로운 길이 나온다. 골 사이로 나 있는 스릴 있는 곳을 지나기도 하고, 신나는 다운힐이 이어지기도 한다.

코스가 거의 끝나갈 무렵 오른쪽에 정자가 나오면서 바로 원당약수터(21)가 나타난다. 이 코스를 통틀어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만나는 약수터로 라이딩 후에 마셔서인지 물맛이 달고 차다.

약수터를 지나 500m 정도 더 가면 낚시터(22)가 나온다. 낚시터 오른쪽 연안을 따라 200m 정도 가면 오거리(23)를 만난다. 이때는 2시 방면 시멘트 길로 진행하다 중턱에서 왼쪽 산길(24)로 들어선다. 오른쪽에 아파트를 끼고 산길을 달리다 마지막으로 계단 옆길을 내려서면 차도 옆 인도로 떨어진다. 여기서 우회전해 1㎞ 정도 가면 경부고속도로 오산 나들목이 나오고 다시 큰 길을 따라 우회전하면 500m 전방에서 오산시청으로 원점회귀가 가능하다.

코스의 전체적인 난이도는 초급이다. 다만 노면 폭이 좁아 입문자는 약간의 주의가 필요한 구간이 간혹 있다. 업힐도 난이도를 요하는 곳은 별로 없고 무난한 편이다. 잠깐이나마 난이도 높은 다운힐을 즐기고 싶다면 반환점인 17번 지점에서 국사봉 방면으로 더 가면 된다. 잠깐이지만 험로 다운힐이 나오기 때문이다. 이후 국사봉까지는 경사가 심한 오르막이 이어진다.

마등산을 라이딩하면서 필자는 줄곧 어느 유명한 산림욕장을 달리는 듯한 기분을 만끽했다. 머잖아 공식적으로 산림욕장이란 칭호를 얻게 되지 않을까 싶다. 선견지명이 있는지 일부 디지털지도에는 벌써 마등산 산림욕장으로 등록돼 있다.

가는 길 경부고소도로 오산 나들목을 나와 만나는 사거리에서 우회전해 600m 정도 가면 오산시청이 나온다.

코스 문의 오산 제이워크(031-378-9959)


/ 윤문기 황금시간 출판팀장ㆍMTB 동호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