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13회 LG배 세계기왕전] 짜릿한 일착(一着)

〈제13보〉(176~181)=장쉬는 종반에 특히 강하고 역전승이 많다. 노림수가 그만큼 매섭다는 뜻. 판을 주도해 온 장쉬가 이번 보(譜)에서 그 특유의 진면목을 과시한다. 하지만 역전승이니, 노림수니 하는 것은 이세돌의 전매특허이기도 하다. 두 천재의 화려한 무예가 클라이맥스에 돌입한다.

흑▲야 말로 장쉬의 면목이 약여(躍如)한 수. 단순히 우변에 대한 위협만이 아니라 축머리에도 해당했다. 177은 옳은 방향. 이 수로 178이면 참고1도처럼 오히려 흑이 축에 걸린다. 179가 또 한 번 짜릿한 일착이었다. 백 '가'로 반발하는 것은 참고2도 4까지 꼼짝없이 축에 걸리는 것. 그렇다고 참고3도 3의 이음은 6까지 멀쩡하던 우상귀가 전멸한다.

180이 불가피해선 중앙 흑 5점이 선수로 살아간 셈. 그래 놓고 유유히 181에 붙여갔다. 중앙서 볼 일 다 봤으니 이번엔 본격적으로 우변 백을 핍박하겠다는 노골적 선전포고다. 실로 눈부신 수읽기였다. 반대로 이세돌로선 고전의 연속. 벌써 80수 가까이 1분만으로 초인적 버티기를 계속 중이다. '이세돌표 마술'은 언제쯤 펼쳐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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