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창호 전과목 'A+ 학점'

바둑계 올해 시즌이 반환점을 돌면서 기록 부문 상반기 성적표가 나왔다. 타이틀 실적에선 이세돌이 선두지만 각 기록 부문별 성적상으론 이창호가 'A학점'을 가장 많이 받은 '모범생'인 것으로 나타났다. 각 부문별 최상위권을 장식한 기사들의 얼굴을 살펴본다.

[다승]  박정상 34승으로 선두… 이창호 32승 2위

박정상이 34승으로 선두에 나서 있다. 지난해 1년 동안 59승으로 이 부문 11위에 올랐던 것과 비교하면 올해 그의 눈부신 활약상이 읽혀진다. 34승의 내역은 예선 24승, 본선 10승. 줄곧 이 부문 1위를 달려오던 이창호는 최근 2승 차이로 추월당했지만 여전히 유력한 올해 다승왕 후보로 꼽힌다. 이창호는 지난 해엔 54승으로 다승 부문 12위에 그쳤었다.

최철한은 이 부문 3위에 오름으로써 슬럼프에서 탈출했다는 세간의 평을 뒷받침했다. 지난해 상반기서만 49승, 1년간 93승의 맹위를 떨쳤던 목진석의 올해 상반기 성적은 27승으로 동률 6위권. 작년만은 못해도 역시 만만치 않은 활약상이다. 강유택(17) 김승재(16) 등 10대 신예들이 10걸 안에 포함된 것도 주목할 만하다.

[승률]  강유택 동률 1위, 류동완 5위… 새내기 돌풍

이창호가 32승8패, 80%의 승률로 1위를 질주 중이다. 연간 8할대 승률은 지금까지 총 18번 나왔으며 그 중 6회가 이창호에 의해 작성됐다.

루키 강유택과 류동완(19)도 각각 80%, 78.3%의 승률로 올해 승률왕에 '입후보'해 대형 신인 탄생을 예고했다. 지난해 상반기에 86.7%(39승6패)의 가공할 승률을 보였던 이세돌은 올해 상반기엔 6위로 멈칫한 상태. 박정상 최철한 강동윤 등 기존 강자들도 페이스를 지키며 승률 A학점을 받았다.

[연승]  이창호 15연승… 이세돌은 10연승 올려

올 상반기에 나온 최다 연승 기록은 이창호의 15연승. 연속 개념으로 볼 경우 지난 연말의 3승을 포함해 2월 중순까지 18연승을 기록했었다. 지난해 24연승으로 이 부문 최고 성적을 마크했던 이세돌은 올해는 4월 하순부터 한 달 사이 10연승을 올려 2위에 올라있다. 이들의 성적을 넘어서는 새 연승 기록이 하반기에 작성될지 두고 볼 일.

[최다대국] 목진석 44국으로 2년연속 1위 가능성

대국 수가 많다는 건 최정상에 거의 근접했다는 뜻도 된다. 작년 총 122국, 상반기 62국의 '살인 일정'을 강행했던 목진석이 올해도 44국으로 2연패(連覇)를 향해 순항 중이다. 그 뒤를 박정상 김승재(이상 43국) 박영훈(41국)이 따르고 있다. 이세돌은 38국으로 7위. 여성기사인 이민진(37국)이 9위에 오른 것도 특기할 만하다.

[랭킹] 이세돌 작년 11월부터 9개월 연속 1위

기록 부문 성적과 직접적인 관련은 없지만 상반기 순위도 관심의 대상이다. 이세돌은 올 시즌 내내, 거슬러 올라가면 지난해 11월 이후 올해 7월까지 9개월 연속 1위를 달리고 있다. 이 부문 역대 1위는 이창호의 12개월(06년 2월~07년 1월). 이세돌-이창호-박영훈-목진석-조한승이 1~5위로 고정된 '빅 5' 서열은 금년 7개월 동안 단 한 차례도 무너지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