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3회 LG배 세계기왕전] 백(白) 위기

〈제14보〉(182~199)=만해마을서 열린 대국 전야제. 사회자가 이세돌에게 물었다. "벌써 2번이나 LG배를 가져갔다. 앞으로 몇 번 더 우승할 건가?" "그런 생각은 안 해봤다. 그래도 올해 한 번 더 우승하고 싶다." "인제군은 번지점프로 유명하다. 한 번 해볼 생각은 없나?" "지금까지 딱 2번 타봤는데 좀 무섭더라. 그래도 우승한다면 한 번 타겠다." 이세돌 번지점프 타는 것 구경하기가 이렇게 힘들 줄 몰랐다. 첫판부터 고전의 연속이니….

182로 참고도처럼 억지 연결을 시도하는 것은 4까지 뜻을 이룰 수 없다. 장쉬의 사석(捨石)전법이 도처에서 성공하고 있는 느낌. 비록 역경 속에서 헤매고는 있지만 182는 멋진 행마였다. 이후 진행을 보면 가장 효과적 자리에 놓였음이 드러나기 때문. 아무튼 183부터 185까지 선수로 싸 발리고 191을 맞아선 기어이 우변 백의 퇴로가 막혔다.

194로 응수를 묻자 흑은 195, 197로 가차없이 '일망타진'을 외친다. 대가(代價) 없이 우변이 함락된다면 물론 흑의 대승으로 끝난다. 1회전 16국 중 나머지 판들은 오래전에 종료됐다. 모든 관계자의 시선이 온통 이 바둑에 집중된 가운데 두 파이터의 막바지 사투가 이어지고 있다. 우중앙 쪽 접전의 결말은? (197…?, 198…?)